율촌‧지평, 현지 네트워크 강화
광장, 전문가 10인 ‘포럼’ 출범
‘계엄령 선포’ 젤렌스키 대통령
탄핵 이슈에 안갯속 정국 불안
해외 진출에 리스크 검토 수요↑
올 한해 국내 로펌 성장세를 견인할 신(新)성장 동력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결 이후 재건 사업에 관한 법률 자문 수요가 꼽히고 있다. 신규 해외 진출로 인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리스크 검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유한) 율촌은 24일 글로벌 리스크 컨설팅 기업인 컨트롤 리스크(Control Risks)와 함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이 진행될 경우 발생할 다양한 리스크와 예비 해결 방안에 대해 점검했다. 2022년 2월 24일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을 맞은 날이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컨트롤 리스크는 1975년 설립돼 50년 역사를 보유한 글로벌 리스크 컨설팅 기업이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전 세계 38개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 3709억 원(국세청 부가가치세 신고액 기준)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율촌은 연(年) 매출 4000억 원 선 돌파를 눈앞에 뒀다. 율촌 우크라이나 재건사업팀장을 맡고 있는 이화준 외국 변호사는 “도널드 트럼프 제47대 미국 대통령 당선 후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과 재건사업 착수가 예상됐으나 지연되고 있어 최신 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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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법인(유) 대륙아주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소요되는 비용은 1200조~1500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대륙아주는 최근 글로벌 로펌 테일러 베싱(Taylor Wessing)과 업무 제휴를 맺고 테일러 베싱 우크라이나 사무소를 통해 현지 정보를 상세히 취합하고 있다. 법무법인(유) 지평 역시 우크라이나 로펌 ‘에이큐오(AEQUO)’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한 상태다.
다만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과 관련해 우리 기업들의 새 먹거리 차원에서 장밋빛 전망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특히 계엄령을 선포했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이슈에 정국이 ‘안갯속’ 불안하다는 게 우크라이나 진출 신중론이 나오는 배경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시 상황이라는 이유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차기 대통령 선거를 치르지 않은 채 임기가 끝났음에도 우크라이나 대통령직을 계속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보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건재한 러시아가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시장이라는 견해가 적지 않다. 토종 법무법인 최초로 연매출 4000억 원을 넘어선 법무법인(유) 광장은 21일 ‘한국‧러시아 도시 포럼’을 발족했다.
러시아를 중심으로 국제 협력 전문가 10인 정도로 구성된 한‧러 도시 포럼은 한국과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실질적인 협력 관계 구축을 목적으로 한다. 광장이 출범시킨 한‧러 도시 포럼에는 모듈러 주택, 스마트시티, 콤팩트시티 등을 운영한 경험을 갖춘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참여한다.
법조계 고위 관계자는 “광장이 매출 4000억 원 선을 뚫어내는 데 성공한 이상 수년 동안 3000억 원대 박스 권에 갇혀 답보 상태에 있던 3위권 로펌들 사이 경쟁이 다시 불붙을 것”이라며 “올해는 4000억 원을 추가 돌파한 로펌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진검승부가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일경 기자 e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