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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8시~오후 8시' 하루 12시간 거래
출범 직후 10개 종목 매매 가능
3주후 삼성·SK·현대차 등 시총 상위 종목 거래
한국거래소보다 거래수수료 20~40% 저렴
다음달 4일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NXT)가 공식 출범한다. 한국거래소(KRX)의 70년 독점 체제가 깨지고 국내 주식 거래에 '복수 시장'의 시대가 열린다. 넥스트레이드가 출범하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 12시간 주식거래가 가능해진다. 직장인들은 출근길이나 퇴근 후 종목을 사고 팔 수 있다. 친구나 가족끼리 식탁에 앉아 상의하며 주식을 투자할 수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넥스트레이드 도입 이후 투자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가장 큰 변화는 거래 시간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거래소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만 정규장을 운영한다. 넥스트레이드는 프리마켓(오전 8시~8시50분), 메인마켓(오전 9시~오후 3시20분), 애프터마켓(오후 3시30분~8시)으로 나눠 운영한다.
기존 거래 시간(6시간 30분)에서 5시간 30분의 추가 투자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거래 시간이 늘어나면서 투자자들은 장 마감 후 터지는 글로벌 이슈와 주요 기업 공시 등에도 대응할 수 있게 됐다.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점은 한국거래소 시장 시작 전 10분(오전 8시 50분~9시), 종가 단일가 매매 시간 10분(오후 3시 20분~3시 30분)엔 대체거래소 시장 거래를 일시적으로 중단한다는 점이다. 시세 조종 방지와 시가·종가의 원활한 산출을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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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유형의 호가가 도입되면서 투자자들이 더 다양하고 정교한 투자 전략도 세울 수 있게 된다. 현재 국내 증시는 시장가 호가와 4가지 지정가 호가(일반·최우선·최유리·조건부)를 제공하고 있다. 넥스트레이드 출범일에 맞춰 양대 거래소 모두에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 가격으로 가격이 자동 조정되는 ‘중간가호가’, 특정 가격에 도달하면 지정가 호가를 내는 ‘스톱지정가호가’가 추가 제공된다.
서비스 초기에는 거래 가능 종목이 제한적이다. 1단계 기간(3월4일~14일)에는 코스피 5개(롯데쇼핑, 제일기획, 코오롱인더스트리, LG유플러스, S-Oil), 코스닥 5개(골프존, 동국제약, 에스에프에이,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컴투스) 종목만 거래할 수 있다.
김학수 넥스트레이드대표는 “거래의 규모 등 대표성을 갖고 변동성이 적은 종목 10개를 아주 신중하게 선정했고, 점차 종목 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SK·현대차·LG·한화·포스코 그룹주와 네카오(네이버+카카오) 등 코스피 145종목,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알테오젠, 에코프로 그룹주 등 코스닥 95개 종목은 다음달 24일부터(3단계 기간) 거래가 가능하다. 4단계 기간(3월31일)부터는 코스피 총 380개, 코스닥 총 420개 종목으로 확대된다.
넥스트레이드는 첫 복수시장 운영인 만큼 시스템 안정성에 만반의 태비를 갖췄다. 김 대표는 "그동안 시장 오픈을 위해서 많은 준비를 했고, 실제 시스템 개발에만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며 "작년 8월부터 10월까지 증권사, 한국거래소 등과 연결을 마쳤고, 지난해 11월부터는 모의 시장을 통해 계속 테스트하고 하면서 시스템 안정성에 대해 신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보다 거래 수수료가 20~40% 저렴하다. 한국거래소는 모든 거래에 대해 거래 대금의 0.0023%를 거래수수료로 부과하는 반면 넥스트레이드는 0.0013%에서 0.0018%를 부과한다. 넥스트레이드는 출범 후 투자자 유치를 위해 4월 말까지 모든 거래수수료를 ‘제로(0)’로 해 준다.
대체거래소 거래를 위해 투자자가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별도로 설치할 필요도 없다. 이전처럼 투자자가 매수·매도 주문을 내면 호가창에 양대 거래소가 함께 표시되고, 증권사가 최선 집행 의무에 따라 더 나은 조건을 찾아 주문한다.
김 대표는 “거래시간 확대, 저렴한 수수료, 다양한 주문방식 등 넥스트레이드가 투자자의 신뢰를 받고 누구나 안심하고 거래하고 싶은 거래플랫폼으로 안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넥스트레이드 출범부터 28개 증권사가 참여할 예정이다. 모든 시장 거래에 참가하는 증권사는 교보증권,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LS증권, 유안타증권, KB증권, 키움증권, 토스증권,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 14개사다. 다올투자증권, DB금융투자, BNK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부국증권, 신영증권, 신한투자증권, SK증권 등 14개사는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에 먼저 참여한 후 추후 메인마켓에 참여할 예정이다.
배철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체거래소 도입으로 금융시장의 선진화가 기대된다"면서 "거래시장의 경쟁 심화가 시장구조의 고도화와 투자자들의 편익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