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의 금융부채가 총 2조 원 규모로 파악되는 가운데 은행권은 1100억 원 가량을 대출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은 홈플러스의 부동산 담보가치가 충분한 만큼 리스크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홈플러스 사태가 금융권으로 번지지 않도록 관리할 방침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홈플러스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KB국민은행 546억7000만 원, 신한은행 288억8000만 원, 우리은행 270억 원 등 총 1105억5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홈플러스의 주거래은행은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운전자금대출, 지급 보증 등 익스포저가 가장 많기는 하지만 홈플러스가 갖고 있는 부동산 자산 및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당장 리스크는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홈플러스 관련 익스포저를 보유하고 있지만 규모가 크지 않다"면서 "주채무도 아니어서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관련 뉴스
금융부채 2조 원 가운데 대부분은 메리츠금융그룹(화재·증권·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다. 메리츠금융은 홈플러스에 대한 신탁 1조2000억 원을 보유 중이다. 메리츠금융 역시 "자금 회수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날 메리츠금융은 입장문에서 "홈플러스에 대한 신탁 1조2000억 원을 보유 중이나 신탁사의 담보가치가 약 5조로 평가받는 만큼 자금회수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홈플러스 기업회생 절차와 무관하며 기한이익상실(EOD) 발생 즉시 담보 처분권이 생긴다"며 "통상 기업이 회생 절차에 돌입하면 모든 채권·채무가 동결되지만, 신탁 계약으로 맡겨진 재산은 기업 회생을 신청한 회사의 자산으로 간주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권 익스포저를 살펴보고 있다"면서 "리스크로 번지지 않도록 상황을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홈플러스는 이날 0시 3분께 선제적 구조조정을 위한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했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는 대표자 심문을 한 뒤 신청 11시간 만에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