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중앙대서 특강...‘강연정치’ 지속
김문수·홍준표 ‘탄반파’, 로우키 행보

헌법재판소의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 기각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기각론’이 확산하고 있지만, 여권 잠룡들은 연일 보폭을 확장하는 중이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25일 천안함 15주기를 맞아 대전 유성구에 있는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천안함·연평해전 용사들을 끝까지 기억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분들을 기리는 정치를 하겠다는 다짐을 천안함 15주기를 앞두고 여기서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행보가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오는 데 대해선 “어폐가 있다. 저는 (법무부)장관이 된 이후 (현충원에) 계속 왔다. 작년 이맘 때 장관일 때도 여기서 김한나 후원회장을 뵀던 기억이 난다”며 “보훈을 나라의 기본으로 강조하는 정치를 하겠다. 제가 생각하는 개헌에도 군에 대한 차별대우, 이중배상 문제를 타파하는 것을 큰 목표 중 하나로 보고 있다”고 했다. 김 회장은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고(故) 한상국 상사의 아내이자 한 전 대표가 지난 전당대회에 출마했을 당시 후원회장을 맡았었다.
거듭 연기되는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를 두고는 “헌재는 대한민국의 헌법 질서를 지키는 보루”라며 “헌법정신과 헌법 절차에 맞는, 대한민국 국격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중앙대에서 ‘정치가 밥 먹여줍니까: 정치경쟁력과 경제성장’이라는 주제로 특강에 나섰다. ‘경제전문가’ 이미지를 부각하며 청년층 표심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서울대(24일), 인천대(19일), 영남대(18일), 연세대(12일)를 돌며 강연 정치에 집중하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전날 서울대 사회과학대학이 주최한 ‘한국 정치의 미래를 묻다’ 토크콘서트에서도 연금개혁, 저출산, 재정·통화정책,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포함한 국내 주식시장 문제 등을 묻는 학생들의 질문에 답했다. 강연 말미 그는 학생들에게 “까다로운 유권자가 돼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유 전 의원은 “정치를 깨끗하게 하면서 시대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고, 그것이 성사되도록 노력하는 건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라며 “여러분들이 언젠가 직접 정치를 해줘도 좋고, 아니면 비루트(자질)를 가진 시민으로서 참정하고 보이스(목소리)를 내야 한다. 덜 나쁜 사람을 뽑을 수 있도록 의식을 가진 사람이면 좋겠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대덕연구단지와 카이스트를 찾을 예정이었지만,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땅꺼짐(싱크홀) 사고가 발생해 수습에 나섰다. 오 시장 역시 19일 숭실대에서 열린 전국총학생회협의회 초청 특강에 나서 청년층 구애에 나선 바 있다. 27일에는 서울대를 찾아 학생들과 만날 예정이다.
안철수 의원은 라디오와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연일 ‘이재명 때리기’에 나선 모습이다. 안 의원은 이날 민주당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탄핵을 추진하는 데 대해 “이 대표의 탄핵 집착은 이미 중병 중증 상태”라고 비난했다. 전날에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이 기각되자 “이 대표는 책임지고 정계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주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성파’들은 공개 행보를 이어가는 반면 ‘탄핵 반대파’인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홍준표 대구시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상대적으로 ‘로키’(low key) 행보를 유지하는 중이다. 한 총리 기각 판결에 당내에서 윤 대통령 탄핵 ‘기각론’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하자 이를 의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 지도부인 권성동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기각될 가능성이 있다”며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위원으로서 경험과 또 현재의 여론, 헌법재판의 구조가 박 전 대통령 때와 다르기 때문에 제 개인적 판단으로는 기각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