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혼인 건수는 늘고, 이혼 건수는 줄어드는 추세다.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024년 혼인·이혼 통계’를 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2만2412건으로 1년 전보다 2만8755건 증가했다.
증가폭은 1996년 후 27년 만에 최대 수준이고, 증가율(14.8%)만 따지면 197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다고 한다. 반면 지난해 이혼 건수는 9만1000건으로 전년 대비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소송 의뢰인 중에서는 이혼하고도 신고를 하지 않거나, 다시 가정으로 돌아와 잘살고 있는 부부들도 있다. 가정법원 조정위원이나 판사들의 예측과 달리 소송으로 흘러가거나, 다시 뜨겁게 사랑하는 등 다양한 결과를 맞이하기도 한다.
이들은 부부의 인연이라는 것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님을 느꼈다고 했다. 부대끼고 살면서 공유하는 기쁨, 고난의 극복과 같은 여러 경험이 떠올라 또다시 함께하게 되는 자석 같은 것이라고들 한다.
AI 추천 뉴스
과거 유부남이 내연녀를 속여 거액을 갈취한 사건이 있었다. 내연녀는 파산했고, 유부남은 사기죄로 구속됐다. 구속된 유부남을 대신해 부인이 합의를 진행해야 하는데, 당연히 내연녀와 감정이 좋지 않았다.
다만 금전 지급, 합의서 등 교환이 필요했다. 내연녀와 본처가 마주치지 않도록 각각 사무실 끝으로 안내한 뒤 중간에서 왔다 갔다 하며 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나가는 길에도 서로 대면하지 않도록 직원들이 출입경로를 경계했다.
결국 유부남은 ‘낯선 여자의 입술은 달콤하지만, 그 끝은 파멸이라는 진리를 직시하게 됐다’는 장문의 반성문을 남겼고, 집행유예 판결을 받아 출소했다. 출소 후 속죄하며 남부럽지 않게 가정생활을 잘하고 있다고 한다.

이혼한 남편이 부인의 빚을 십여 년째 갚고 있는 사례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부인이 사기죄로 수감됐는데, 남편이 며칠 뒤 돌연사했다. 교도소 특별 휴가로 상을 치르러 나온 부인은 혼절할 정도로 펑펑 울었다.
이혼했을 뿐 여전히 소중한 사람이었고,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마지막을 지키지 못했다는 마음이 그녀를 힘들게 했다고 한다. 적어도 부부의 인연이란 단순한 이해관계 이상의 것임을 깨닫게 된 계기였다.
요즘 부부 관계를 가감 없이 보여주는 TV 프로그램이 많다. 당장 이혼 법정에 와야만 할듯한 긴장감 속에서도, 그들은 방송에 노출되는 것까지 받아들이며 관계를 회복하려고 노력을 기울인다.
이보라 변호사는 “부부란 서로의 삶을 공유하며 만들어가는 여정”이라며 “갈등과 오해 속에서 흔들리기도 하지만, 여러 사례에서 보듯 함께한 시간과 경험이 만들어낸 끈끈한 정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