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즈니의 ‘백설공주(Snow White)’ 실사 영화가 개봉 2주차에 박스오피스 1위를 내주며 흥행에 실패했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백설공주는 개봉 2주차 주말 28~30일 티켓 수입이 1420만 달러(약 206억 원)로, 박스오피스 2위로 내려앉았다. 이미 전망치보다 낮은 수준이었던 개봉 첫 주 주말 수입보다도 66%나 떨어졌다.
이대로라면 백설공주는 미국에서 1억1400만 달러, 세계 3억5300만 달러의 저조한 성적을 냈던 2019년 디즈니 실사영화 ‘덤보’를 넘어서기도 어려울 수 있다.
백설공주는 2억5000만 달러 이상의 제작비가 들어간 대작이다. 21일 북미 4200개 영화관에서 개봉한 백설공주는 이날까지 열흘간 북미서 6680만 달러, 그 외 지역을 포함한 전 세계 수입으로는 1억4310만 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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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개봉 전부터 주연 배우가 역할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출발이 좋지 못했다. 백설공주 역할의 미국 배우 레이철 제글러는 콜롬비아 출신 어머니를 둔 라틴계 배우로, 새하얀 피부로 백설공주라는 이름이 붙은 역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제글러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역할을 위해 내 피부를 표백하진 않을 것”이라고 반박하며 논란은 커졌다. 그는 원작 내용에 대해서도 ‘백설공주가 자신을 스토킹하는 남자를 사랑하게 되는 내용이라 이상하다’는 평가를 하면서 구설에 올랐다.
지난해 11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자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들이 영원히 평화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는 등 SNS에서 비난하면서 도마 위에 올랐다.
정치적 견해나 정치적 올바름(PC)에 대한 발언을 한 배우는 제글러 외에도 많았지만, 평론계에서는 기존 라틴계 여성의 입지나 영화 개봉 타이밍 등에 의해 더 큰 영향을 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백설공주가 제작비를 회수하기 위해서는 장기 흥행이 필요하지만,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디즈니는 향후 이어질 봄 방학과 더불어 10대 여성 관객 등을 주요 관객층으로 하는 경쟁작이 없어 희망을 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