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피치(Fitch)사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 상향조정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관망세를 보였다.
3일 외국인 투자자들은 2거래일 연속으로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날 외국인은 오후 3시 장 마감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1482억원을 매도했다.
통상 국제신용평가사의 긍정적인 전망이 있은 후 증시가 양호한 흐름으로 가던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다. 이는 올해 들어 외국인이 국내시장에서 22조원 정도의 순매수를 나타냈고 견조한 경기회복세가 이미 증시에 선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이번 상향조정 효과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증권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은 단기적으로는 영향력이 미미하고 중장기적인 외국인자금 유인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것이다.
하나대투증권 곽중보 연구위원은 "IMF이후에 2000년 초반까지는 신용등급전망 상향이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최근에 와서는 그 영향이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곽 연구위원은 "최근 국내 경제와 증시가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며 "등급 전망 조정을 통해 이를 확인해주는 차원으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유진투자증권 곽병열 수석연구원은 "피치의 신용등급 전망 조정시 국내증시의 사례분석을 실시한 결과, 의미 있는 반응은 총 8명중 4번이었다"며 "나머지 4번의 경우 반응시차의 후행성이 나타나고 있어, 단기효과보다는 중장기 외국인 자금 유인효과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 수석연구원은 "신용등급 상향이 아니라 신용등급전망이 상향된 것이기 때문에 당장에 효과는 보기 어렵지만 시장 안정화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 2일에는 국내 공기업의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상향조정됐다"며 "향후 국내 금융사들의 신용등급 전망 상향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제영업부 관계자는 "일차적으로 국가 신용등급이 조정되게 되면 외평채 조달금리가 하향된다"며 "공기업이나 국가기관이 해외에서 경제활동을 할 때 투자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향후 기업활동에 비용적인 측면을 감소시켜 투자요인나 생산활동요인을 자극할 수 있다 것.
한편, 이 관계자는 피치의 발표 뒤 외국인의 동향에 대한 질문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시장관계자들은 경기 상황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