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의 지나친 회원 유치 경쟁에 신용카드 발급이 남발된 결과, 과거 1년 이상 신용카드 이용 실적이 없는 회원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학용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무실적 카드 회원(중복 가입 회원 포함)은 지난 6월 말 현재 1675만명으로 전년(1367만명) 대비 무려 22.5% 증가했다.
이 가운데 비씨ㆍ신한ㆍ삼성ㆍ현대ㆍ롯데카드 등 전업계 카드사의 무실적 회원과 카드업을 겸영하고 있는 은행의 무실적 회원은 873만명, 802만명으로 조사돼, 동 기간 16.6%, 29.8%씩 각각 늘어났다.
무실적 카드 회원의 이 같은 증가는 전업계 카드사는 물론이고 카드업을 겸영중인 은행들의 지나친 출혈 마케팅 경쟁으로 신용카드 발급이 급증하면서 무실적 회원도 덩달아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사들의 신규 회원 모집 규모는 지난해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319만명, 306만명에 달한 이후 3분기 296만명, 4분기 286만명, 올해 1분기 241만명으로 3분기 연속 신규 회원이 줄었다가 지난 2분기 248만명으로 다시 늘어났다.
반면 신용카드 누적 발급 수는 '카드 대란' 직후인 지난 2004년 말 8600만장에서 2005년 말 8647만장, 2006년말 9247만장으로 꾸준히 오름세를 탔다.
이후 2007년 말 LG카드와 신한카드의 통합으로 8877만장으로 일시적인 감소세를 기록하는 모습을 연출했지만 지난해 말 9624만장, 올해 6월 말 1억27만장으로 1억장을 넘어섰다.
카드 회원 및 발급 장수가 늘어날수록 카드 거래를 거절하거나 고객에게 수수료를 떠넘기는 카드 가맹점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맹점 불법 행위 적발 건수는 올해 상반기 104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 증가했다. 이중 카드 거래 거절이 640건, 고객 부당대우가 402건으로 각각 집계됐다.
신 의원은 "무실적 회원이 늘어났다는 것은 카드사들이 회원 확보를 위해 무분별하게 카드를 발급하는 등 과당경쟁을 벌였다는 증거"라며 "무실적 회원은 자신도 모르게 연회비가 빠져나가는 등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금감원이 적극적으로 감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감원은 최근 카드사들이 경기 회복을 틈 타 길거리에서 카드 회원을 불법 모집하는 등 과당 경쟁 조짐이 다시 나타남에 따라 이달 말 실태점검에 나서 관련 법규를 어긴 카드사나 모집인은 제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