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매각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연기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인수의사를 밝혀왔던 외국계 투자자들이 제시한 인수가격과 론스타의 매각가격이 서로 맞지 않아 본입찰 자체가 어려워졌다.
17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론스타는 이달말까지 본입찰을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이 일정을 2주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예비입찰에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곳은 현재 사모투자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유일한 상황이다.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을 나타냈던 호주뉴질랜드은행(ANZ)과 스탠다드 차타드(CS)그룹 등은 인수 희망가를 3조원대로 적어냈지만 론스타 측이 난색을 표하면서 LOI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론스타는 본입찰 일정을 늦추면서 이들과 협상을 통해 추가적으로 LOI를 접수받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 매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 외환은행의 가치를 3조원 이하로 보고 있기 때문에 가격차이를 좁히지 않으면 이번 딜도 깨질 가능성이 있다"며 "론스타가 이번에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 딜이 성사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 매각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도 진행사항과 일정 등을 담은 프로세스레터를 발송하지 못했다. 물론 프로세스레터의 의미가 딜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크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본입찰이 2주 이상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하고 있지 않다.
M&A업계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들은 현재 홍콩증시에 상장될 중국기업과 금융회사들에게 관심이 있다"며 "론스타가 계획했던 6월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보다 뒤로 미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금융권에서는 론스타가 외환은행의 본입찰을 이후 더 이상 미룰 수 없기 때문에 마땅한 투자자가 나오지 않으면 비공개 입찰로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공개입찰 시기가 계속 미뤄진다면 외환은행의 가치가 현재보다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이번 공개입찰의 성패는 7월 중에 결정될 것"이라며 "론스타는 비공개 입찰을 통해 국내 금융지주사들에게 러브콜을 보내 참여를 독려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