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조 용산 역세권 개발사업의 최대주주인 코레일이 용산개발 사업을 되살리기 위해 4조원대의 용산 랜드마크 빌딩을 매입하겠다고 23일 밝혔다.
이를 통해 2012년까지 필요한 2조원대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삼성물산이 용산개발 사업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또 다음달 8일 드림허브 주주총회를 열어 삼성물산의 위탁회사(용산역세권개발 주식회사) 대주주 자격을 박탈하겠다고 선언했다. 주총의 특별결의로 대표이사 계약해지 결의요건을 완화하는 조치를 통해서다.
김흥성 코레일 대변인은 이날 "삼성물산의 무책임한 태도가 (용산사업 좌초라는) 작금의 사태를 초래하고 있다"면서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삼성의 경영권 반환을 전제로 랜드마크 빌딩 매입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코레일은 2012년까지 필요한 유동성을 모두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10월에 매입될 예정인 랜드마크 빌딩은 4조5000억원 수준에서 매입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코레일은 판단하고 있다.
다만 코레일은 삼성물산의 AMC 대표이사 자격 박탈, 전략.재무적 투자자들의 증자 동의 등 전제조건이 이뤄져야만 이런 투자가 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이를 위해 코레일이 대주주로 있는 드림허브는 23일 서울 광화문빌딩에서 이사회를 열고 삼성물산을 AMC에서 배제하기 위해 정관을 개정하기로 했다.
현재 정관에는 AMC 계약 해지를 위해 재직이사의 5분의 4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그러나 재직이사 10명 가운데 3명이 삼성물산 임직원이어서 통과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내달 8일 주주총회를 열어 결의요건을 3분의 2로 낮추기로 한 것이다.
이사회에서는 또 담보 부족으로 출자사들이 자체 조달해야 할 1조3000억원에 대해서는 건설 투자자가 9500억원, 빌딩정보시스템 시공업체에 500억원, 유상증자로 30000억원을 조달하되, 건설투자자 부담 9500억원에 대해서는 외부 건설투자자의 참여를 통해 조달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기존 삼성물산 등 17개 건설투자자에게는 9조원 상당의 전체 시공물량 가운데 20%(1조8000억원)만 확정 배분하기로 하고 나머지 80%(7조2000억원)에 대해서는 기존 건설투자사를 우선으로 하되 외부 건설투자사에까지 문호를 개방해 지분 참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드림허브는 이 경우 건설시공사가 조달해야 할 9500억원에 대해 2단계로 나눠 지급보증을 요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