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이 지속되는 엔고와 세계 경기 둔화의 여파로 인한 경기 악화를 막기 위해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일본은행은 5일(현지시간) 2일간의 정례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의 0.1%에서 0.0~0.1%로 인하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08년 12월 19일 이후 첫 금리인하다.
일본은행은 이와 함께 국채와 기업어음(CP), 회사채, 지수연동형 상장투자신탁(ETF), 부동산투자신탁(J-REIT) 등을 매입하는 5조엔(약 67조원) 규모의 기금 신설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일본은행은 사실상 제로금리를 선언, 물가가 안정됐다고 판단될 때까지 이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일본은행의 발표는 의외의 결과였다.
당초 시장은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0.1%로 동결하고 3~6개월물 자금을 저리로 금융기관에 융자하는 대출 프로그램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엔고 저지와 디플레에서 벗어나게 하겠다는 당국의 입장을 피력하기 위해 초강수를 선택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대세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는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오는 11월 23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국채 매입 규모를 한층 더 확대할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일본은행이 선제적으로 추가완화를 단행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연준이 국채 매입 등 추가완화를 단행했을 경우 가뜩이나 좁혀져 있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한층 더 축소돼 엔화 강세를 부채질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로 일본은행은 자금공급 수단을 다양화하는 한편 금융완화에 소극적이라는 시장의 비판을 일단 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