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자제 압박에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이달 들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급감은 실수요도 외면한 데 따른 것으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 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5일 현재 276조6084억원으로 전월말보다 4073억원 줄었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월 4740억원 줄은 뒤 지난달 말까지 매달 1조원 이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가계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달 하순 금융당국이 은행에 가계대출 증가율을 경제성장률 이내로 자제토록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시중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58조6855억원으로 전월말보다 4617억원 감소했다.
신한은행의 주택마련용 주택담보대출이 이달들어 1900억원 급감하는 등 실수요 대출도 감소세를 보였다.
아파트 분양을 받은 실수요자들을 위한 집단대출은 국민은행이 44억원, 하나은행이 80억원 줄었다.
이에 따라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193조9682억원으로 395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은행들이 가계 대신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 위주로 대출 영업을 하면서 대기업대출은 큰 폭 증가했다.
이들 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58조9639억원으로 전월말보다 1조4억원(1.7%) 늘었다. 6월말 이후 이달 중순까지 대기업 대출 증가액은 4조2609억원에 달하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은 209조317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58796억원(0.3%) 늘어나 증가율이 대기업 대출에 비해 5분의1에 불과했다.
자금이 남아도는 대기업에 돈이 몰리는 반면 서민 가계는 실수요 대출도 이용하기 어려워지면서 은행의 자금중개 기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