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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수사는 성악 전공자는 아니었지만 취미로 트럼펫을 불게 되면서 음악가에 대한 꿈을 키우게 됐다.
그는 “수도원에서 음악과 수도 생활을 양립할 여건이 안돼 포기하고 1999년 구도 생활을 위해 이탈리아로 건너갔다가 음악의 나라에서 제대로 배우고 싶은 마음에 관구장에게 10장에 이르는 편지를 쓰고 허락을 받아냈다” 고 당시를 회상했다. 강 수사는 “처음엔 성악을 하겠다는 걸 정하지 않고 그레고리 성가 예비학교를 1년 다녔다” 며 “이후 예비학교는 폭넓은 음악이 아니라고 판단돼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으로 옮겨서 성악 공부를 마쳤다” 고 설명했다.
관구장은 10년간의 유학을 끝내고 2009년 한국으로 돌아온 강 수사에게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 위치한 북까페 ‘산다미아노’ 의 운영을 맡겼다. 강 수사가 오랜 유럽 생활과 예술적 경험이 있어 산다미아노를 꾸려나가는 데 적임자라고 생각한 것.
까페 운영자를 시작한 그는 문화 공간에 걸맞게 지난해 3월부터 산다미아노서 매월 첫째주 수요일 저녁 무료 음악회를 열고 있다. 음악회는 강 수사가 진행하며 테너로서 가끔 참여해 노래를 부른다. 지난해 5월과 12월에는 장애 아동과 저소득층 자녀들을 각각 초청해 서울튜티앙상블과 협연하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오는 7일 올해 마지막 음악회를 앞두고 있는 강 수사는 “예술가로서의 칼날을 잘 다듬어 내가 필요로 하는 곳에 갈 수 있는 실력을 유지하겠다” 는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