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분사가 올 하반기로 또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가 올 상반기 분사를 추진했지만 금융당국은 카드사간 외형 경쟁 탓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우리카드 분사를 현재로서 승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말 발표한 신용카드 시장 구조개선 대책이 자리를 잡고 레버리지 규제가 도입된 이후 우리카드 분사를 검토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카드 분사는 올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카드 분사보다는 체크카드 활성화에 더 신경 쓰는 게 바람직하다”며 “분사를 언급할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우리카드 분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것은 우리카드 분사가 카드시장의 과열 경쟁을 촉진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카드사가 분사하면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게 되고 다른 카드사들이 시장점유율 방어에 나서게 되면서 외형경쟁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다.
당초 우리금융은 지난해 9월 카드 분사를 의결하고 지난해 말까지 우리카드를 분사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지난해 금융위 인가가 나지 않자 올 상반기로 분사 계획을 늦췄다. 금융위의 부정적인 태도에 이 계획 마저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현재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카드사가 은행 사업부 형태로 존재하는 곳은 우리금융 밖에 없다. 하나금융은 지난 2010년 하나SK카드를 출범시켰고 KB금융도 지난해 초 KB국민카드를 분사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공적자금을 받은 금융그룹으로서 카드 사업으로 수익을 많이 내 공적자금을 빨리 갚는 게 정부로서도 좋은 거 아니냐”며 “지주 차원에서 은행ㆍ증권ㆍ카드를 3대 주력사업으로 육성하려는데 금융위에 발목이 잡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