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을 둘러싼 먹구름이 다시 짙어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동성 공급 효과가 떨어지면서 스페인 등 중채무국의 국채금리가 급등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CB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3년만기 대출 프로그램(LTRO)을 실시, 역내 금융권에 1조유로를 공급했다.
문제는 이같은 유동성 공급에도 불구하고 포르투갈을 비롯해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이른바 유럽의 돼지들(PIGS)’의 국채 금리가 치솟고 있다는 사실이다.
스페인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5.81%로 치솟았다. 지난해 12월12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탈리아의 10년물 금리는 5.49%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로 뛰었고, 포르투갈은 12.07%를 기록했다.
유로존 2대 경제국인 프랑스 역시 자금 조달 압박을 받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이날 84억유로 규모의 국채를 발행했다. 이는 목표에 근접한 것이나 5년물 금리가 1.96%를 기록하면서 3월에 비해 0.05%포인트 올랐다.
반면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독일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1.74%를 나타내며 사상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베어링스의 앨랜 윌드 국채·환율 책임자는 “이번 주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 시장이 좋지 않다”면서 “ECB의 3년만기 대출 프로그램이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듯 했지만 영향력이 사그라들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 압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ECB가 ‘출구전략’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유로존의 물가가 2.6%를 나타내고 내년까지 목표치인 2.0%를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된 독일의 2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1.3% 위축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유로존 실물경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