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는 회사 자체가 니치 메이커다. 1980년대 공업합리화 조치로 4륜구동과 특장차를 주로 생산했던 당시 형태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그동안 국내외 기업에 인수합병되기를 반복하는 동안에도 SUV와 고급차에 주력했다.
쌍용차가 SUV 시장에 주력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일단 주류로 떠오른 2.0리터 중형차 시장에 뛰어들 수 없다. 충분한 개발능력을 지녔지만 치열한 전쟁터에 후발주자로 나서봐야 얻어낼 득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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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는 2002년 무쏘를 베이스로 개발한 무쏘스포츠. 약 4년간 8만9000대가 팔리며 인기를 끌었다. 화물차로 분류된 덕에 세금이 쌌기 때문이다.
2세대 액티언 스포츠 역시 큰 인기를 끌었다. 밑그림이된 액티언 SUV보다 많이 팔리며 판매성장을 이끌었다.
이러한 전략은 이미 오래전 시작됐다. 쌍용차는 적은 비용을 투자해 전혀 다른 차를 만드는 노하우를 지녔다.
쌍용차는 무쏘 뒷부분을 잘라내 적재함을 얹고 픽업을 만들었다. 무쏘와 뉴 코란도의 뒷좌석을 떼어내고 화물 밴을 만들기도 했다. 결국 비주류 시장을 파고든 이들 화물차는 쌍용차 판매의 주류로 떠오르기도 했다. 전형적인 니치 전략의 성공 사례다.
반면 대표적인 니치 전략의 실패를 보여주기도 했다. 장본인은 11인승 승합차 로디우스다.
당초 쌍용차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원박스카 MB100과 MB110을 바탕으로 ‘이스타나’를 선보였다. 커다란 덩치를 앞세워 원박스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후속개념으로 등장한 로디우스는 사정이 달랐다. 제품의 기본 콘셉트는 ‘11인승 럭셔리 미니밴’이었다. 비슷비슷한 미니밴 시장에서 고급화를 추구한 전략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했다. 기능성이 중요한 다인승 승합차를 고급차로 여기는 사람은 없었다. 편의장비가 넉넉하고 주행감각과 성능이 뛰어났지만 시장에서 외면 받았다. 결국 시장에서 조용히 사라졌고 쌍용차에게 커다란 부담을 안겼다.
그러나 로디우스가 다시 재기에 나섰다. 쌍용차는 지난달 배기가스를 줄이고 상품성을 키운 ‘로디우스 유로’를 내놨다. 그의 행보를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