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동요는 없다.”
북한이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 발사를 예고한 10일에도 우리나라 국민들의 일상은 평온했다.
이날 한미 군 당국이 대북정보 감시태세인 ‘워치콘’을 격상시켰지만 눈에 띄는 국민들의 동요는 없었다.
국민들은 지난 3월 북한 3차 핵실험에 따른 UN 대북제재 결의안 만장일치 통과 후 수위가 점차 높아진 북한의 도발 위협에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처럼 국민 동요가 없는 것은 심리적으로 안정 돼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같은 요인으로 △높아진 안보의식 △정부의 강경 대북정책 신뢰 △잦은 도발위협에 둔감 △우방국의 기대심리 △‘별 수 있나’하는 등의 복합적 경향을 꼽았다.
전문가들은 우선 국민들의 높아진 안보의식에 주목했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의 도발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가깝게는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 발사와 2월 3차 핵실험 강행, 2010년 천안함 침몰사건, 연평도 포격사건이 있었다”며 “일련의 사태를 겪으며 북한에 대한 확고한 인식 등 국민들의 안보의식이 높아졌기에 심리적으로 안정 돼 있다”고 말했다.
심진섭 교수(前 합참 심리전 계획 담당)는 “국내 ‘평화 애걸세력들’의 동조를 규합하기 위한 선동으로 ‘공포 심리전’을 벌이고 있지만 우리 국민들이 북한에 대해 많이 알기 때문에 동요가 없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공포 심리전’은 징기즈칸이 유럽대륙을 정복할 당시와 같은 수법이지만, 정작 고려를 정복하지 못한 이유가 바로 고려인의 지적·문화적 수준이 높아 심리전이 먹히질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한마디로 ‘떼쓰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또 ‘강력 응징’한다는 정부의 확고한 대북 정책을 신뢰하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평가했다.
전성훈 소장은 “‘당하지만 않는다’는 확고한 정부의 강력 대응 역시 국민들에게 믿음을 준 것으로 본다”며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 여지를 열어 둔 것도 ‘남북 관계가 끝이 아니구나’하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심리적 안정에 도움을 줬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오랜 기간 북한의 도발 위협으로 ‘둔감’해진 점과 함께 전쟁이 발발할 경우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심리도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국민들은 전쟁에 대한 불안감을 늘 갖고 있지만, 그보다 ‘불안해봤자 대책이 없다’는 심리가 크게 작용해 무시하는 경향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이어 “오랜 남북 대치 과정에서 북한의 위협이 계속 있었다는 점에서 국민들이 둔감해진 점이 있다”며 “남북문제는 곧 세계의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대치이기에 우방국에 대한 기대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혜숙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도 “북한이 개성공단만을 갖고도 여러 차례 도발 위협을 가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의 심리는 ‘무감각’ 정도까지 도달했다”며 “한국과 미국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한 ‘심리전’이라는 것을 국민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도발 위협과 관련, 오히려 국제사회와 함께 미국·일본·중국인 등이 한반도 긴장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해외 언론들 역시 연일 주요뉴스로 다루면서도 우리나라 국민들의 침착성에 당황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