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고수익을 올리고 있는 글로벌 SPA(제조·유통·판매 일괄) 브랜드들이 사회공헌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작년 매출액이 7000억원에 육박한 일본 SPA 브랜드 유니클로의 기부금은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스웨던 SPA 브랜드 에이치앤엠헤네스앤모리츠(H&M) 역시 첫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했지만 기부금은 매출액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13일 관련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니클로의 한국법인인 FRL코리아의 2013년 회계연도 매출액(2012년 9월 1일~2013년 8월 31일)은 694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2년 회계연도 5049억원과 비교할 때 37.5% 급증한 수치다.
유니클로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2009년 회계연도에 1226억원을 기록한 매출액은 2010년 2260억원, 2011년 3280억원, 2012년 5049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이와 함께 홍보비로 분류되는 광고선전비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09년 약 34억원에서 2011년 155억원, 2012년 272억원, 2013년 280억원까지 지출을 크게 늘렸다.
반면 사회공헌을 위한 기부금은 반토막이 났다. 2012년 약 10억원에 달했던 기부금은 5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H&M도 사회공헌에 인색한 대표적인 SPA로 거론된다. H&M의 2013년 회계연도(2012년 12월 1일~2013년 11월 30일) 매출액은 1226억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H&M은 2010년 372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2011년 631억원, 2012년 899억원을 달성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기부금은 2011년 2억9915만원에서 2012년 2억1342만원으로 감소했고, 2013년에는 5552만원으로 대폭 줄었다. 이는 전체 매출의 1%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스페인 SPA 브랜드 자라의 사회공헌은 심각한 수준이다. 자라를 운영하는 자라리테일코리아의 2012년 회계연도(2012년 1월 31일~2013년 1월 31일) 매출액은 2039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자라는 한국 진출 첫 해인 2008년 매출액이 343억원에 불과했지만 연평균 60%씩 고속 성장해 5년 만에 2000억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기부금은 진출 첫 해부터 지금까지 ‘0’원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 진출한 SPA 브랜드 중에서도 유니클로와 H&M은 매출액이 매년 두자리씩 성장하면서 국내 소비자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지만, 정작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은 기업 규모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자매 브랜드까지 론칭하면서 국내 SPA 시장에서 보폭을 늘리고 있는 만큼 사회적 책임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