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가와 환율은 ‘탈동조화(Decoupling)’를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환율 하락으로 인한 국내외 자금이 유입되며 유동성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늘리고 주가 상승으로 연결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환율 하락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일반화된 공식’보다는 ‘미국증시와 한국증시의 동조화(Coupling) 현상’에 무게가 실린다. 환율의 영향력이 주가 상승세에 밀려나며 힘을 얻지 못하는 모습이다.
5월 들어 원달러 환율이 1020원까지 하락하면서 일각에서는 1000원선 붕괴 가능성마저 제기하기도 했다. 환율에 대한 민감도가 위축된 투자심리로 나타나며 수출기업들의 채산성 악화 우려가 늘 증시의 발목을 잡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환율의 ‘방향성’보다는 ‘속도’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환율 하락세가 주가에 부정적인 요인만 내포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은행에서는 “환율이 하락하는 가운데에서도 경상수지 흑자폭은 늘어나고 있다”며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이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환율 하락의 속도가 관건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환율 하락이 단기적으로는 수출기업들의 채산성 악화 우려로 번지고 있지만 경기 개선세가 진행되면서 파급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환율 하락 국면에서도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수 있고, 환율 상승시에도 외국인이 매도에 나설 수 있다”며 환율 하락이 주식시장을 끌어내릴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주가와 환율은 ‘작용과 반작용의 관계’가 공존하고 있어 “환율 하락과 외국인 매도세의 구조가 장기간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1990년 이후, 환율 하락은 주가 상승, 환율 상승은 주가 하락으로 나타났다”며 “원화 강세 국면에서 기업 이익률은 오히려 개선되었다”고 판단했다. “실물경기가 호전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강화되는 측면이 코스피지수 상승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