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K, 부도위기 롤러코스터 휴대폰업계 구조조정 전주곡

입력 2006-07-06 14:1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휴대폰 단말기 제조업체인 VK가 부도위기의 롤러코스터를 타자 최근 업황부진을 겪고 있는 휴대폰 제조업계의 제2의 파장이 몰아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VK는 지난달 말 1차 및 2차부도에 이어 5일 어음 18억원을 결제하지 못해 3차부도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VK는 기업은행에 개설된 당좌에 전날인 5일자로 돌아온 약속어음 18억원을 결제하지 못해 3차부도 처리됐다. 문제는 VK가 이번의 3차 부도 위기를 모면하더라도 앞으로 한번 더 부도처리가 될 경우 최종 부도 처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1년 내 부도처리가 4번 발생할 경우 결제 여부와 관계없이 전 은행권의 당좌거래가 정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VK의 부도는 휴대폰제조 업계의 전반에 큰 파장을 미칠 예정이다.

이번 부도가 VK의 내부요인이기 보다는 휴대폰 시장에서 경쟁력의 급격한 추락에 따른 외부적인 요인이 더 크기 때문이다. 국내 휴대전화업체들은 원화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으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진 데다 판매 전략에서도 외국 경쟁사에 크게 뒤쳐졌다.

세계 1, 2위 업체인 노키아와 모토로라 등 해외 경쟁업체들이 중저가 시장을 노리고 주력을 다하는 사이에 국내업체들은 이 시장에 대해 너무 간과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때 세계 판매 2위까지 올랐던 삼성전자는 '나홀로'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우며 중저가 시장을 놓치며 수익성을 깎아 먹기 이르렀다. 특히 새로 생겨나는 시장의 60%가 중저가 시장인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전략에는 큰 구멍이 뚫렸던 셈이다.

프리미엄 시장도 2004년 ‘레이저’를 출시해 5000만 대를 판매한 미국의 미국 모토로라에게 빼앗기기 시작했다. 모토로라는 '슬림폰'이라는 새로운 베스트셀러를 내놨지만 국내 업체는 뒤따라 레이저의 아류인 슬림폰만을 양산해 냈지 독특한 디자인을 선보이지는 못했다.

기술지향에서 디자인 지향으로 가는 세계적인 트랜드를 읽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국내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갈수록 떨어졌던 것이다.

LG전자와 팬택앤큐리텔의 사정은 더욱 악화된 상태다. 이들 업체의 경우 시장을 주도할 만한 히트상품을 거의 내놓지 못했다. 뚜렷한 가격 전략도 없어 단기간 내에 실적호전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것이 증권가 애널리스트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 때문에 휴대전화 업계에서는 구조조정 태풍이 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몸집 줄이기에 '안간힘'

지난해 1차 구조조정으로 몸살을 않았던 팬택앤큐리텔은 지난달에 '희망퇴직'이라는 명목으로 또 한차례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감원이 주로 R&D부문의 연구원의 주류를 이루고 있어 앞으로의 기술 개발에 장애가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면서도 수익성 제고차원에서 어쩔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LG전자는 올해 초 휴대폰 제조와 관련 연구원을 적지 않은 숫자를 경기 평택공장의 ‘일반직’으로 발령해 사실상 퇴직을 종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 과정에서 상당수 연구원이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국내 업계 1위인 삼성전자는 가시적인 감원이나 연구인력 이동은 아직까지 없다. 하지만 사내 분위기만큼은 매우 가라앉은 상태다. 블루블랙폰과 같은 월드베스트 제품이 연이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한 연구원은 "우리 회사가 몸집이 크기 때문에 아직 감원을 하고 있지 않지만 위에서 아래까지 사태의 심각성을 뼈속 깊이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 휴대폰업계 하반기에 다시 살아날까?

증권가에선 3분기부터 즉 하반기부터는 제조사들의 매출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제조업체들 역시 하반기부터는 상반기보다 더 많은 신모델이 쏟아질 것이며 선물을 많이 하는 크리스마스 등 공휴일이 많이 자리한 하반기에 휴대폰매출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는 의욕적으로 개발한 세계 최박형 슬림폰시리즈인 울트라 에디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회사의 IR팀장인 주우식 전무는 "하반기에 미국에서 몇 개 발표한 슬림핸드폰 모델과 WCDMA핸드폰도 슬림으로 내고 HSPDA 모델, 와이브로 DMB 등등 신 모델을 많이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 역시 지난해 큰 인기를 모았던 초콜릿폰의 후속모델인 초콜릿폰2에 기대를 걸고 있고, 팬태앤큐리텔은 자체 브랜드 고수 전략을 잠시 접어두고 노키아와 제조자설계생산(OEM) 방식의 대규모 납품 계약을 체결하며 수익성 높이기에 나섰다.

한편 VK의 매각설도 증권가에선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선 모토로라가 과거 어필텔레콤 인수와 팬택의 지분을 소유한 사례를 들어 중저가 시장을 공략했던 VK를 인수하여 관련시장 강화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의 한승호 연구원은 "VK가 소유한 슬림기술을 포함한 제품 개발 능력에 대해 탐을 내는 업체들이 많을 것"이라며 "문제는 부도의 위기에 처한 VK가 협상테이블에 동등하게 나설 수 있겠느냐"며 헐값 매각 가능성도 내비쳤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망곰이 유니폼, 제발 팔아주세요"…야구장 달려가는 젠지, 지갑도 '활짝' [솔드아웃]
  • "돈 없어도 커피는 못 참지" [데이터클립]
  • K-푸드, 수출 주역으로 '우뚝'…10대 전략산업 넘본다 [K-푸드+ 10대 수출 전략산업②]
  • "서울 집값·전세 계속 오른다"…지방은 기대 난망 [하반기 부동산시장 전망①]
  • 테더 공급량 감소에 '유동성 축소' 위기…FTX, 채권 상환 초읽기 外 [글로벌 코인마켓]
  • 허웅, 유혜원과 열애설 일축…"연인 아닌 친구 관계"
  • 단독 “1나노 공정 준비 착착”…삼성전자, ‘시놉시스’와 1나노 IP 협업 진행 중
  • 셔틀버스 ‘만원’, 접수창구 순조로워…‘무기한 휴진’ 세브란스병원 [가보니]
  • 오늘의 상승종목

  • 06.2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6,047,000
    • -0.53%
    • 이더리움
    • 4,782,000
    • +0.38%
    • 비트코인 캐시
    • 529,000
    • -0.47%
    • 리플
    • 662
    • -0.75%
    • 솔라나
    • 195,500
    • +1.09%
    • 에이다
    • 536
    • -2.01%
    • 이오스
    • 825
    • +1.48%
    • 트론
    • 173
    • -1.14%
    • 스텔라루멘
    • 127
    • -1.55%
    • 비트코인에스브이
    • 62,400
    • -1.11%
    • 체인링크
    • 19,520
    • -1.26%
    • 샌드박스
    • 472
    • -0.4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