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가 상승세가 중국 경제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이라크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가 계속해서 오름세를 보이는 것이 중국 경제 전반에 부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7일(현지시간) 미국 CNBC가 보도했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지난달 초 급등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내 2위 산유국인 이라크 내전 위기가 고조되면서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커진 탓이다. 브랜트유 가격은 지난 5월 말부터 5% 가까이 오르면서 지난달 19일에는 배럴당 115달러에 육박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에 대해 BoA-메릴린치는 보고서에서 “이라크 북부에서 일어나는 최근 폭력사태는 원유 공급과 유가 상승세에 대한 잠재적 영향에 의문을 키우고 있으며 이는 곧 중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은행은 브렌트유 가격이 연간 10% 올라 올해 말 배럴당 122달러에 도달하게 된다면 중국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즉 유가가 10% 상승하게 되면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0.2%포인트 상승하고 반대로 경상수지 흑자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CNBC는 통계적 수치로는 이라크발 충격이 미미해 보일 수 있으나 중국이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우려가 고조된 상황에서 이런 전망을 간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7.7%에서 7.4%로 떨어졌다.
중국 세계 2위 원유 수입국이다. 지난해 전체 원유 소비량의 58%는 수입했다. 이중 이라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8.3%에 해당한다. 중국의 해외 원유 의존도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2000년 원유 수입 비중이 28%였으나 현재 58%로 두 배 넘게 늘어났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 에너지시장이 다른 국가와 달리 정부에서 원유 유통 가격을 부분적으로 통제하고 있어 유가가 크게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홍콩과 미국에서 유가가 급등할 때도 중국에서 유가 상승세는 비교적 완만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