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냉탕(冷湯)과 온탕(溫湯) 사이 딜레마, 어느 장단에 춤을 출까?

입력 2014-10-1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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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장청 자본시장부 기자

코스피지수가 중대 기로에 서 있다. 1900선 초반까지 밀려 내려온 가운데 낙폭에 따른 저가 매수세와 보수적인 관망세를 견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왜 내가 산 주식은 하락할까?” 대부분 시장 참여자들의 고민은 한결같다.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정책 효과가 증시 모멘텀으로 작용하며 사상 최고치 경신 기대감이 높게 나타나기도 했지만 불과 석 달도 지나지 않아 이제는 지수 하락을 걱정하는 모양새다. 달러 강세로 인해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본격화되고 있고 실적 부진, 글로벌 경기 둔화 등 암울한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투자도 인생과 같은 사이클이 있다. 좋은 상황도, 때론 좋지 않은 경우도 있다. 정확한 예측도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지만 그보다 적절한 대응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에 있어서도 정답을 찾는 것보다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지난 2008년 숭례문이 불에 타 전소되는데 불과 5시간이 소요됐지만 다시 복원하기까지 그보다 훨씬 긴 5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악화되는 건 한순간이지만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경제도 같은 맥락이다. 완연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접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판단된다.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해 전 세계가 금융위기에 휩싸였고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과 2011년 유로존 경제위기로 리스크 회피 성향이 높게 나타났다. 주택, 건설, 제조업, 서비스, 고용, 소비 등 모든 산업에 걸쳐 침체가 장기화됐다. 각국에서는 서둘러 통화와 재정정책 완화를 통한 경기 부양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회복세는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가계소비→기업이익→투자→가계소득→가계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활발한 투자가 절실하다. 그러나 기업들도 어려움을 호소하며 섣불리 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다. 정부 정책에 기인한 인위적인 요인보다는 민간부문의 자생적인 성장세가 뒷받침돼야 비로소 경기는 어둠의 터널을 지나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경제에서 주가는 가장 설득력을 지닌 미래지표다. 현재의 주가 수준으로 기업의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1900선에 머물러 있는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과매도 국면으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저가 매수에 나서야 한다는 숫자 논리는 타당성이 있는 것일까? 저평가됐다는 밸류에이션 관점보다 1900선까지 밀려난 배경에 대한 정확한 통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술적 반등에 대한 일시적인 상승 기대감보다 견조한 펀더멘털에 기인한 추세적인 상승세에 편승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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