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닥시장의 상승국면에서 과거 상승기를 떠올리는 투자자들의 기대감과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상승세를 과거와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1996년 코스닥 시장 개장 이후 황금기로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까지와 2007년 말 무렵의 두 시기가 꼽힌다.
1998년 말부터 인터넷 열풍을 바탕으로 미국 나스닥 시장이 상승세를 타면서 코스닥에도 첫 번째 황금기가 찾아왔다. 1999년 한 해 동안만 국내에 벤처기업 1만개가 설립됐다. 1998년 11월 600포인트 초반에 머물던 코스닥지수는 약 1년 5개월만인 2000년 3월 10일 장중 2925.5포인트로 5배 가까이 폭등했다. 그러나 나스닥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벤처기업들의 실적부진으로 거품이 순식간에 빠지면서 이듬해 1월 502포인트로 떨어졌다.
두 번째 코스닥 황금기는 2007년 하반기 무렵이다. 중국, 인도 등 이머징 국가의 높은 경제성장률과 주요 선진국의 저금리 기조를 바탕으로 세계 증시가 활황을 띄었다. 2007년 7월 13일 코스닥지수는 장중 841.09포인트를 기록하면서 다시 한 번 부활의 날개를 펼쳤다. 그러나 그해 10월 미국발 금융위기가 대두되면서 석 달 만에 245.06포인트로 하락해 4분의1 토막이 났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2000년도에는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부실주가 많아 한 해 동안 전체 코스닥 상장사의 15.89%에 해당하는 96개 기업이 상장폐지됐다”며 “최근 코스닥 상장 폐지율이 1.41%로 낮아 시장 건전성이 높은 상황과 단순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과거와 금리상황이나 투자환경도 다르다. 신증호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닷컴버블이 붕괴될 당시에는 금리가 오르면서 코스닥 지수가 부러졌지만 최근 금리는 국내 사상 유래 없는 1%대”라며 “유가증권시장이나 부동산시장 수익도 저조해 코스닥에 대한 투자수요가 지속되면서 과거처럼 주가가 주저앉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