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26일 공공 연구개발(R&D) 과제가 현장과의 괴리로 인해 비효율적이 면이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전경련은 정부가 2013년 기준 11조원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했지만 성과는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술무역수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국 중 29위로 최하위이며, 공공 R&D를 통해 개발된 기술 19만건 중 15만4000여건이 휴면상태라고 밝혔다.
현재의 공공 R&D 방식인 탑다운(Top Down) 방식에도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정부 주도로 연구과제와 평가기준을 설정하는 탑다운 방식은 과거 추격형 산업 구조에는 맞을지 몰라도 선도형 산업기술이 필요한 오늘날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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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은 이와 같은 R&D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독일의 시스템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은 연간 기술무역수지가 15조원 이상인 대표적 기술 수출국이다. 이러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정부가 아닌 기업과 연구소가 스스로 연구과제를 결정하는 전형적인 바텀 업(Bottom up) 방식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전경련 측은 “독일 최대 응용연구기관 프라운호퍼는 전체 예산 중 약 3분의 1을 민간 수탁으로 조달하도록 규정을 만든 데 반해 우리나라의 민간수탁 비중은 7.6%에 불과하다”며 “시장 연구보다는 정부 과제 중심”이라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산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분야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전자와 자동차, 화학 등 제조업의 비중이 높지만 대학에서 수행한 R&D는 보건의료분야(19.7%)와 생명과학(7.65%)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대학 R&D 예산의 80% 이상이 정부로부터 나오다보니, 산업계에서 필요한 분야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경련은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공공 R&D를 개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공공 R&D는 한국 산업의 미래 먹거리를 뒷받침하는 주요 요소”라며 “특히 R&D 인력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문제인 만큼 각종 제도를 과감히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