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파운드리(위탁생산) 고객다변화 전략에 힘입어 실적개선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28일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LSI사업부 모두 견조한 실적을 달성하며 2분기 반도체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2조 원, 2조64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도체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 분기(11조1500억 원·6조3000억 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가격하락세 속에서 20나노 미세공정과 3차원 적층기술 등 초격차 기술로, 시스템반도체는 파운드리 고객다변화 및 중저가 라인업 강화 등으로 수익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특히 시스템LSI사업부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된 14나노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의 수요 호조와 1300만 이상 고화소 이미지센서의 판매 확대로 전 분기 대비 실적이 30% 이상 개선된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초 퀄컴의 AP ‘스냅드래곤820’ 독점생산을 맡는 등 파운드리 고객사를 꾸준히 확대해 왔다. 퀄컴이 ‘스냅드래곤625’ 등 통신칩 신제품도 14나노 미세공정으로 생산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삼성전자와 퀄컴 간 파운드리 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지난해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부활의 움직임을 보였다. 시스템LSI사업부는 2011년과 2012년 1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반도체부문 실적의 3분의 1가량을 책임졌다. 삼성전자가 2010년 ‘갤럭시S’부터 이듬해 ‘갤럭시S2’에 자체 AP ‘엑시노스’를 적용하며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높여 온 결과다. 이후 4세대 이동통신 LTE 시대가 열리면서 실적부침을 겪었지만 시스템LSI사업부는 14나노 핀펫 공정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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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세계 최초로 3차원 트랜지스터 구조인 핀펫 공정을 적용한 ‘14나노 모바일 AP’ 양산을 시작했다. 그해 4월 출시한 ‘갤럭시S6·엣지’에 자체 모바일 AP를 탑재하고 같은 해 출시된 ‘아이폰6S’의 AP ‘A9’ 물량을 확보하며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회복에 시동을 걸었다. 올 3월 출시된 ‘갤럭시S7’에도 14나노 2세대 핀펫 공정으로 ‘엑시노스8 옥타’를 안정적으로 공급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글로벌 모바일 AP 시장에서 전 분기(8.6%) 대비 3.2%포인트 오른 11.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2013년 1분기(11.5%) 이후 12분기 만에 첫 두 자릿수 점유율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도 14나노 이하 첨단공정 기술 리더십을 유지하고 거래선과 제품을 다변화해 매출 견조세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