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대기업 최초로 근무시간을 주당 35시간으로 단축하기로 한 정책을 발표한 가운데 유통업계는 취지에 공감하며 환영하면서도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유통업계 특성상 실효성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업들이 일·가정양립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와 정책을 내놓으며 근로문화를 개선하고자 고민하고 있다. 이날 신세계의 ‘주 35시간 근로시간 단축’ 제도 발표로 인해 국내 유통업계는 물론 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실험에 그치지 않겠냐는 시각도 지배적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이 각자 회사 성격에 맞게 다양한 정책과 제도를 만들어 분위기를 선도해나가는 것은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기업에도 자연스레 확산되지 않겠는가”라면서도 “만약 조직 분위기나 문화가 제도를 쉽게 수용하지 못한다면 보여주기식에 불과하다. 실질적으로 어떤 효과를 가져 올지는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업계는 임금하락 없이 근로시간 단축이 가능하냐는 부분에 가장 큰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생산량 차질과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근로시간 단축제’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 제조업 비중이 큰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경우 근로시간을 단축하면 생산성 저하와 대체인력 문제 등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것이다.
식·음료업계 관계자는 “식·음료업계로 확산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업무 특성상 현실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커 남의나라 얘기인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마트나 백화점 등에 파견되는 판촉사원들의 업무환경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식품업계 관게자는 “정규 근무시간을 줄인다는 건 기본적으로 고무적인 것 같다. 특히 일반 스태프 외에 마트에도 적용된다고 하는데 9시간 근무가 잦은 현장 사원의 경우 만족도가 올라갈 것 같다”며 “식품업계의 경우 판촉사원들이 마트에 많이 나가 있는데 그들에게도 혜택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신세계백화점은 내년 1월부터 근로시간을 단축해 주 35시간 근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에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하는 ‘9-to-5제’를 시행하게 된다. 업무 특성에 따라 8시 출근 후 4시 퇴근, 10시 출근 후 6시 퇴근 등으로 유연하게 적용하며, 점포의 경우 근무스케줄을 조정해서 전 직원의 근로시간이 1시간씩 단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