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배당락(배당금 받을 권리가 사라지는 것) 효과로 급등하며 약 1개월 만에 790선을 되찾았다. 정부 정책 영향으로 높아진 ‘1월 효과’ 기대감도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통상 배당락일 하락세를 보이던 코스피도 소폭 상승 마감했다.
27일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90%(29.74포인트) 오른 791.95포인트로 마감했다. 하루 상승폭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가파른 상승폭에 힘입어 이날 코스닥지수는 지난달 27일(792.80포인트) 이후 거의 한 달 만에 790선에 올라섰다.
코스닥지수의 상승은 우선 배당락 효과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배당기준일이 지나 배당으로 현금이 줄어들고 기업자산이 감소하면서 주식의 가치가 배당금만큼 낮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배당락일에는 코스피가 내리고 코스닥이 오르는 일이 매년 반복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배당락일에 코스닥지수는 모두 상승 마감했다.
배당락일에는 투자자들이 양도세 과세를 피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매도했던 물량을 다시 사들이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전날까지 코스닥시장에서 하루에 6000억 이상을 팔아 치우던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352억 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도 959억 원을 사들이며 힘을 보탰다. 특히 올해는 대주주 요건이 강화되면서 관련 종목의 진폭이 더욱 커진 모습이다.
아울러 이날 오후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제1차 국민경제자문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가 예정돼 있던 것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에 대해 정부의 긍정적인 정책이 예상되면서 연초에 코스닥시장이 좋은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미리 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지수 상승은 주로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가 이끌었다. 대형주 위주로 구성된 ‘코스닥150지수’는 5.92% 오른 반면 ‘코스닥 MID 300’지수는 2.33%, ‘코스닥 SMALL 지수’는 2.06% 오르는 데 그쳤다. 업종별로는 제약업종이 8.76% 오른 것을 비롯해 유통업(6.75%), 통신장비(6.10%), 디지털컨텐츠(5.04%), 제조(4.81%) 등이 지수 대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대부분 오른 가운데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이 15.06% 급등했다. 시가총액 비중으로 환산하면 이날 셀트리온 혼자 코스닥지수를 10.11% 가량 끌어 올렸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어 셀트리온헬스케어(9.57%), 신라젠(7.22%), 펄어비스(9.22%), 티슈진(9.39%), 바이로메드(8.62%) 등이 일제히 상승했다. 반면 로엔(-0.09%)은 홀로 하락 마감했다.
한편 코스피지수는 보통 배당락일 하락세로 마감했던 것과는 달리 소폭 상승하며 0.38%(9.33포인트) 오른 2436.67포인트에 마감했다. 전날까지 8000억 원대 ‘팔자’를 보이던 개인투자자가 이날 4660억 원 순매수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반면 외국인은 1156억 원, 기관은 3756억 원을 각각 팔았고 프로그램매매도 2982억 원의 매도우위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의약품지수가 3.99% 오르는 등 코스닥과 마찬가지로 제약∙바이오 관련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이밖에 전기전자(2.38%), 의료정밀(2.18%) 등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에서는 ‘대장주’ 삼성전자가 2.41% 올랐고 SK하이닉스(1.49%), 현대차(1.62%), 현대모비스(2.68%), 삼성바이오로직스(6.24%), 삼성물산(2.46%) 등이 오름세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