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면 성폭력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협박,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5) 씨의 상고심에서 일부 유죄를 인정해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 했다고 30일 밝혔다.
폭력 전과자인 A 씨는 2017년 5월 연인관계인 B 씨(당시 44세)에게 '헤어질 경우 즉시 변제한다'는 차용증을 받고 1500만 원을 빌려줬다. 이후 B 씨와 사이가 틀어지자 이별 통보를 하면서 빌려준 돈을 변제할 것을 요구했으나 무시당하자 25차례 협박 문자메시를 보낸 혐의로 기소됐다.
더불어 B 씨에게 성적 수치심 등을 일으키는 문자메시지를 총 22회에 걸쳐 보낸 혐의(통신매체이용 음란)를 받았다.
1심은 A 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협박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B 씨에게 수치심, 불쾌감, 심적 고통 등 부정적인 심리를 일으키고자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것으로 보일 뿐"이라며 성폭력 특례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보고 징역 8개월로 감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성적 욕망에는 상대방을 성적으로 비하하거나 조롱해 자신의 심리적 만족을 얻고자 하는 욕망도 포함된다"면서 "원심은 성폭력 특례법의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며 사건을 수원지법에 돌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