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새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심사관)가 검찰 고발 의견을 낸 사건 7건 중 1건에 대해 위원회가 기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검찰 고발 의견이 기각된 기업 중 절반이 대기업이란 점에서 '봐주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이 14일 공정위로부터 제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공정위가 2014년 1월부터 2018년 6월까지 과징금을 부과한 사건은 총 707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검찰 고발까지 간 사건은 183건(25.9%)으로 조사됐다.
과징금 부과 사건 가운데 사무처가 검찰고발 의견을 냈다가 위원회가 이를 수용하지 않은 사건은 102건(14%)에 달했다.
102건 중 50건은 대기업 사례였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올해 4월 LG전자의 불공정 하도급 거래 행위 건을 꼽을 수 있다.
당시 사무처는 LG전자가 스마트폰 부품 단가인하를 합의 이전 생산분까지 소급 적용하는 방식으로 29억 원에 달하는 하도급대금을 깎은 행위가 위법성이 크다고 보고 고발 의견을 냈지만 위원회는 법위반 고의성이 약하다고 판단해 과징금만 부과했다.
이밖에 KCC건설, CJ제일제당, SK건설, 현대건설, 기아자동차, 두산건설, 삼성중공업 등이 검찰고발을 피했다.
이태규 의원은 “이 같은 통계는 결과적으로 대기업 봐주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행태”라며 “고발 의견으로 올라간 건을 위원회가 고발하지 않는다면 국민이 납득할 만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정위가 하도급법 위반 사업자의 보복행위에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최근 5년간 하도급법 위반 보복조치 신고가 13건 접수됐지만 공정위가 해당 건에 대해 단 한 건도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검찰고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공정위가 이토록 소극적인 대응을 한다면 앞으로 다른 업체가 어떻게 신고를 할 수 있겠냐”면서 하도급 보복 행위 신고건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