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석유화학 공장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특단의 종합 대책이 나올 전망이다.
5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석유화학 시설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최근 현장 실태조사를 하고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 부처와 추진 방안을 협의하는 단계다.
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대산공장에서 큰 사고가 발생했고, 올해도 염산 누출 등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 사고를 예방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석유화학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대책을 조금씩 개선하는 식으로 대응해왔는데, 이번 기회에 대대적으로 안전문제를 점검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안전 관련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업체들의 안전 관리에 대한 책임을 보다 강화하는 식으로 대책이 마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직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결론이 언제 나올지는 미지수다. 앞으로 관련 정부부처와 국회를 비롯해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의견을 듣고 이를 종합해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여러 가지 안전 대책과 선언에도 석유화학 관련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화학물질안전원에 따르면 2014년 1월 8일부터 2021년 1월 27일까지 발생한 화학물질 사고는 총 587건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산공장 폭발 사고다. 지난해 3월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직원과 주민 등 56명이 다쳤다.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화학제품 원료를 만드는 납사 분해 설비(NCC) 압축 공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같은 해 5월에는 LG화학 촉매포장실에서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장에 있던 연구원 한 명이 숨지고, 2명은 화상을 입었다. 현대오일뱅크에서도 4월 대산공장 열교환기 응축기 설비에서 두 차례 폭발이 일어났다.
이후 정부를 비롯해 지자체, 석유화학 업체들이 안전을 강화하겠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올해도 화학 사고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울산 비봉케미칼에서 탱크에 저장된 염산 약 5.5톤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달 음성의 화학제품 제조공장에서 카본블랙 800리터가 유출되기도 했다.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어느 정도로 강도 높은 대책이 나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석유화학 업체 관계자는 "사고라는 것이 막무가내로 규제한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내용을 지켜봐야겠지만, 최근 기업들이 안전관리에 대해 투자를 많이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를 참작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필수적이고 수용가능한 범위 내에서 해야 하는 안전 관리 대책이 나오면 이를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다만 규제를 위한 규제, 과도한 규제, 의미 없는 규제, 비현실적인 규제일 경우 기업들이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