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경제·시장도 위협 지적 이어져
ICE달러지수, 20년 만에 최고…올해 상승폭 22% 이상
모건스탠리 “역사적으로 지나친 강달러, 경제위기 이어져”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26일(현지시간) 한 트레이더가 굳은 표정으로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2/09/20220927151604_1801142_1200_577.jpg)
26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지수는 이날 장중 114.677까지 치솟으면서 2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소폭 반락해 114.27에 마감했지만, 전년 대비로는 22.4%라는 기록적인 상승 폭을 보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달러 강세가 미국은 인플레이션 억제에 도움이 되고 있지만, 다른 국가는 물가 상승과 부채 상환 부담 가중, 심각한 경기침체 위험 고조 등 고통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전 정권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NYT와 인터뷰에서 “강달러는 미국이 전 세계에 인플레이션을 수출해 자국의 인플레이션 일부를 해소하는 한 가지 방법이었다”고 회상했다.
에스워 프라사드 코넬대 경제학 교수는 “미국 이외 세계에선 승산이 없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강달러에도 공격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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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에리안 알리안츠 고문은 이달 초 워싱턴포스트(WP) 기고에서 “강달러는 미국 인플레이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동시에 개발도상국의 달러 표시 부채 비용이 치솟기 때문에 이들을 파산시킬 수 있다”며 현 상황을 ‘혼합된 축복’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마이클 윌슨 모건스탠리 투자전략가는 보고서에서 강달러가 미국에 미칠 위험을 경고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달러 움직임은 역사적으로 보면 금융위기나 경제위기로 이어져 위험자산 추락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조성했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2년 유럽 재정위기와 같은 사태가 또 일어날지 예측하긴 어렵지만, 이를 위한 조건들이 갖춰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는 “그간 ICE달러지수가 1% 상승할 때마다 뉴욕증시 S&P500지수는 0.5%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윌슨 투자전략가는 “우린 연말 달러지수 전망치를 118로 상향했다. 이는 안도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연말이나 내년 초 S&P500지수는 3000~3400선에서 최저점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우리나라에서 ‘돈나무 언니’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를 통해 “강달러가 전 세계 나머지 국가를 황폐화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의 경쟁력과 일자리, 경제활동도 약화시킬 수 있다. 연준이 정책을 선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UC버클리의 모리스 옵스펠드 경제학 교수는 “금융과 무역의 세계화로 인해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상호의존적인 상황이 됐으며 이에 각국의 더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며 “연준이 해외에서 일어나는 일을 신경 쓰지 않는 사치를 누릴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