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장 1차 후보군(롱리스트). 왼쪽부터 이석태 국내영업부문장, 강신국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박완식 우리카드대표,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사진제공=우리금융그룹)](https://img.etoday.co.kr/pto_db/2023/04/20230416123242_1873967_857_288.png)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 절차가 본격 가동됐다. 네 명의 은행장 후보들은 이번 주 ‘업무역량 평가 면접’을 앞두고 있다. 이번 행장은 ‘임종룡 체제’ 출범 이후 선임되는 ‘지주 2인자’이자 새로운 검증 프로그램을 거치는 만큼 그 결과에 금융권 관심이 쏠린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1일 열리는 우리금융지주 정기이사회에서 은행장 후보군이 사외이사와 회장에 업무 진행 상황, 향후 목표 등을 보고할 예정이다. 사외이사 6명이 모두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 위원이고 임 회장이 위원장이기 때문에 사실상 새로운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의 검증 단계 중 하나인 ‘업무역량 평가’가 진행되는 셈이다.
우리은행장 1차 후보군(롱리스트)에는 △이석태 국내영업부문장 △강신국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4명이 이름을 올렸다.
금융권에서는 이 후보와 강 후보자가 상대적으로 유력한 후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두 후보가 현재 개인그룹, 기업그룹의 집행부행장으로 우리은행의 최고위급 임원인 부문장이기 때문이다. 박 후보나 조 후보가 지난달 7일 자추위를 통해 각각 우리카드와 우리캐피탈 최고경영자(CEO)로 낙점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도 고려된다. 두 자회사 대표이사 자리에 공백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에서다.그러나 현장 영업에서 잔뼈가 굵은 박 후보와 조 후보의 선임 가능성도 작지 않다는 시각이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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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은 이번 은행장 선정에 4단계 검증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외부 전문가 심층 인터뷰, 임원 재임 기간 평판 조회, 업적·역량 평가 등 3단계 검증을 거쳐 최종 후보 2명을 선정한다. 이후 자추위에서 최종 심층면접과 경영계획 발표(PT)를 거친다. 다음 달 말 자추위에서 차기 은행장이 정해질 예정이다.
내부적으로 자추위 논의만을 통해 은행장을 선임했던 기존과는 달리, 이번 우리은행장 선임 과정에는 후보자 검증에 외부 전문가를 동원하고 업무역량 등 여러 평가 단계를 통해 투명성과 객관성, 전문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그러나 임 회장이 자추위 위원장인 만큼 최종 은행장 선임에는 임 회장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
다만, 임 회장이 외부 출신인 데다 투명한 조직개편을 강조한 만큼 은행장 선임 과정에 대해 한 발 물러나 조심스러운 태도로 일관 중이다. 은행장 1차 후보군 선정에서부터 균형을 잡아 내부 갈등 최소화에 힘쓰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후보군 4명 중 이석태·조병규 후보는 상업은행, 강신국·박완식 후보는 한일은행 출신이다. 1999년 상업·한일은행이 합병하면서 생긴 계파 간 다툼이 20여 년이 지나면서 과거보다는 희석됐다는 평가가 있지만, 여전히 고위직급에는 통합 이전 세대가 많이 남아 있어 현존하는 갈등으로 꼽힌다.
임 회장은 “상업·한일은행 출신 간 갈등은 결국 인사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하면 해결될 일”이라며 “외부에서 온 만큼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으로 선임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임 회장을 비롯한 이사진은 후보자들의 ‘영업력’을 중점으로 보겠다는 입장이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앞서 ‘자회사는 영업 중심’이라는 임 회장의 경영방침에 맞춰 영업력을 갖춘 은행장이 선임돼야 한다는 점에 전원 의견 일치를 봤다. 우리은행 노조 역시 ‘영업 현장에 대한 이해’에 초점을 맞춰 설문 형태로 후보자들을 평가할 예정이다.
임 회장의 후보군 영업력 평가는 사실상 이달 초부터 시작됐다는 관측도 있다. 임 회장은 취임 후 이달 4일부터 현장 경영 행보의 시작으로 15개 자회사를 방문했다. 첫날에는 우리금융캐피탈을, 12일에는 우리카드를 방문해 박 후보자, 조 후보자 등 임직원과의 만남을 가졌다. 앞서 임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자회사 대표로서 본업에 얼마나 충실히 하는지조차도 평가 요소”라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