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7일 불황기에는 방어경영으로 확보한 자원을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 또는 새로운 사업의 준비를 위해 투자하는 방어와 공격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삼성경연은 이날 '불황기 공격경영의 의미와 전략'이라는 분석보고서를 통해 불황기의 기업은 수요 감소에 따른 경영실적의 악화와 이로 인한 현금유입의 감소로 도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며 한계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우량기업도 비용절감, 자산매각 등의 방어 경영으로 현금흐름을 일차적으로 안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기업들이 불황기에 방어 경영에만 치중한다면 다시 성과가 나빠지고 재차 방어 경영에 나서야 하는 '축소지향적 악순환'에 빠질 수 있는 한편, 불황기에 공격이라는 역발상의 유혹에 이끌려 내부 역량을 초과한 무리한 공격경영을 펼치게 되면 기업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경연은 따라서 각 산업마다 불황의 충격이 다르고 기업마다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다르므로 자사의 역량에 적합한 불황대응 전략을 채택해되 '先(선)방어 後(후)공격'을 통해 위기극복과 미래 대비를 동시에 추구, 공격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 불황기의 기본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신형원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방어경영을 통해 확보한 자원을 투자함으로써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성장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유지하는 게 급선무이고, 재무여력을 확보한 후 향후의 공격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연구위원은 "일례로 인텔이 최근 10년간 100억달러 이상의 현금을 지속적으로 보유하고 있으나 불황 장기화에 대비, 선제적으로 비용절감에 주력하는 한편으로는 향후 기업의 미래 영속성을 확보하고자 공격 경영을 전략적으로 추진한 것은 좋은 사례"라고 전했다.
실제로 인텔은 올해 6월에 예정된 글로벌 인텔 개발자포럼을 창사 이래 처음 취소한 바 있고 말레이시아, 필리핀에 위치한 '저부가 후공정' 시설을 폐쇄하고 중국에 신규 제조거점 확보 등 불요불급한 경비를 최소화하고 있다.
아울러 핵심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기본 전략을 발판 삼아 7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내 32나노 기술을 도입하는 등 차세대 생산시설을 구축, 인터넷 TV칩을 비롯한 미래성장 동력 발굴에도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신 연구위원은 "선방어 경영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기업들은 이후 저비용ㆍ고효율 광고로 인지도 제고, 새로운 유통채널 확보로 인한 시장 확대, 소비자 니즈에 맞춘 제품 개발 등으로 향후 경기 회복기에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라"고 조언했다.
한편, 삼성경연은 경쟁사 혹은 경쟁사의 핵심사업 분야를 인수하는 인수합병(M&A) 방식으로써 시장 지위를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며 불황으로 평가절하된 기업 혹은 일부 사업부문을 흡수해 고수익, 고성장 사업구조로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경연은 또 목표 매물의 현재 상태와 더불어 향후 진행방향을 정확히 예측해야만 미래가치를 올바르게 산정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업계 동향을 예의 주시해야 하고 불황기에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M&A 시장에 주목하므로 경쟁사보다
앞서 좋은 매물을 선취할 수 있는 신속한 대응력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거나 혹은 기존 사업의 핵심역량을 활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으로 진출하거나 향후 시장을 주도할 기술에 투자해 미래의 수익원을 확보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