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부실대응 혐의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13일부터 다시 업무에 복귀한다. 박 구청장은 지난 9일 연차에 이어 전날 병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고, 유족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용산구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9일부터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입원치료와 안정을 취했으며, 주치의 진료 소견에 따라 이날부터 업무에 복귀한다.
앞서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및 허위공문서작성·행사 혐의, 직무유기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 된 박 구청장의 보석 청구를 인용한 바 있다. 박 구청장이 석방되면서 지방자치법에 따라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직무정지 조건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에 박 구청장은 8일 업무에 복귀했지만, 이태원 참사 유족들은 구청장의 출근을 저지하는 등 반발에 나섰다. 박 구청장은 9일 연차휴가를 쓴 데 이어 12일에는 병가를 냈다.
구 관계자는 “박 구청장이 보석으로 풀려난 이후 용산구청장 자격으로 부구청장으로부터 구정 업무에 관한 인수인계를 마쳤다”라며 “박 구청장은 업무 복귀 첫날에는 참사현장을 방문해 추모 기도를 올린 후 자택으로 귀가했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업무 복귀 이후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만남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구 관계자는 “지역에서 일어난 참사에 대해 구청장으로서 거듭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며 “희생자의 넋을 기리며 유가족과는 시기와 방법을 협의하여 만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