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1분기 우리나라 전체 가계 빚이 683조7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구당 빚도 지난해 4000만원을 넘어선 이후 올 1분기까지 전혀 줄지 않은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09년 1분기중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등에 의한 외상구매(판매신용)를 합한 가계신용 잔액은 683조652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말 688조2463억원과 비교했을 때 4조5935억원(0.7%) 줄었지만 지난해 1분기(640조4724억원)에 비해서는 무려 43조1804억원(6.7%) 증가한 수치다.
특히, 통계청의 2008년 추계 가구수인 1667만3162가구로 나누면 가구당 부채규모는 4100만원으로 추산돼 지난해 가구당 부채인 4128만원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가계빚 가운데 가계대출은 예금은행 대출이 1분기 3조5451억원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여신 전문기관과 신용협동기구가 각각 1조9004억원, 1조3934억원씩 대출을 줄여 분기중 6383억원 감소했다.
판매신용도 작년 4분기 이후 소비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신용카드회사의 리스크 관리 강화 및 부대서비스 축소 등으로 3조9553억원 감소했다.
금융기관별로는 예금은행 대출은 부동산 규제완화 및 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3조5451억원 증가했고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은 리스크 관리 강화, 금리 경쟁력 약화로 2조1715억원 감소했다.
여신전문기관 대출은 전분기(-1조1269억원)에 이어 큰 폭(-1조9004억원) 줄었다. 이는 리먼사태 이후 회원자격 강화 현금서비스 한도 축소 등이 지속적으로 시행된 영향에 따른 결과로 풀이됐다.
한은은 이와 관련, "이번 1분기 가계대출금 잔액의 금융기관별 비중을 전분기말과 비교했을 때, 예금은행 비중은 저금리 기조 정착으로 늘어난 반면에 신용협동기구와 여신전문기관의 경우 리스크 관리감독의 강화로 비중이 축소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또한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서 가계대출 규모와 가구당 부채 규모가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이같은 여파가 1분기까지 지속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