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12.6% 성장할 때 대형마트 1.2% 그쳐
온라인쇼핑 점유율 7년 전 대비 84.8% 커져
“대형마트 등 유통산업 발전방안 수립 필요”
지난 10년간 대형마트의 성장 속도가 온라인 쇼핑의 10분의 1수준에 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형마트의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를 시급히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통계청 소매판매액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난 10년간(2014~2023) 소매시장 변화를 살펴본 결과, 무점포소매(12.6%), 편의점(10.4%)이 소매시장 평균 성장률(3.2%)을 크게 웃돌며 시장 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11일 밝혔다. 반면 슈퍼마켓(1.5%), 대형마트(1.2%), 전문소매점은 시장 평균 성장률을 밑돌며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코로나19의 확산과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빨라지면서 무점포소매와 편의점이 강세를 보인 반면 대형마트는 1~2인 가구의 증가와 영업규제의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인해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지난해 국내 소매시장 규모는 10년 전인 2014년 382조3000억 원에 비해 33.3% 증가한 509조5000억 원으로 덩치를 키웠다. 연도별 성장세를 보면 2021년에 코로나 기저효과로 일시적인 반등세를 보인 것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2~4% 내외의 성장률을 보였다.
업태별 시장점유율을 보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무점포소매가 2014년 11.8%에서 2023년 25.7%로 2배 이상(117.8%) 늘었다. 이어 편의점(82.7%), 면세점(24.2%)도 시장 영역이 10년 전 대비 커졌다. 반면 전문소매점(-27.4%), 대형마트(-16.4%), 슈퍼마켓·잡화점(-14.4%)은 오히려 시장점유율이 축소됐다.
물가 변동분을 제거하고 업태별 실질적인 성장 여부를 보면 대형마트(-13.5), 슈퍼마켓(-13.7)은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이커머스가 급성장하면서 과거 소매시장을 주도했던 대형마트와 전문소매점 등 전통적인 채널들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며 “지방 상권과 오프라인 업태의 쇠퇴를 막기 위한 정책 개발과 오프라인 상권을 활성화를 위한 대형마트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온라인쇼핑의 시장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소매 판매에서 온라인 쇼핑 점유율은 2017년 17.3%에서 2023년에는 31.9%로 2017년 대비 84.8%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가구(34.2%)의 온라인쇼핑 점유율이 가장 높았고, 컴퓨터·가전·전자·통신기기(33.0%), 서적·문구(31.5%), 신발·가방(30.6%)도 30%대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어 화장품(25.3%), 의복(23.8%)이 20%대로 그 뒤를 이었다.
온라인 침투 속도에 있어서는 음·식료품 카테고리가 단연 빨랐다. 실제로 음식료품의 온라인 점유율은 2017년 7.1%에서 2023년 18.5%로 커졌다. 이를 반영하듯 2023년도의 음식료품의 온라인 거래액은 2017년 대비 3배가량(290.4%) 증가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지난 10년간 온라인 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오프라인 시장의 위축,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유통시장은 과거와는 다른 시장으로 변화했다”며 “정부가 올해 하반기에 발표하기로 한 유통산업 발전방안에 대형마트 등을 포함해 향후 10년간의 지속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지원책이 수립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