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단축근무·반차 등으로 4시간만 근무하는 경우 휴게시간 없이 30분 일찍 퇴근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또 일·가정 양립에 앞장서는 기업에는 세무조사를 유예한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는 25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제4차 인구비상대책회의’ 겸 ‘일·가정 양립 우수기업 성과공유회’에서 이 같은 일·가정 양립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일·가정 양립 우수사례로는 화장품 제조 중견기업 마녀공장(자율출퇴근제 도입), 의약품 제조 중소기업인 한화제약(유연근무제 도입) LG전자(난임치료휴직제·임신휴직제·임신기근로시간단축제 도입), 포스코(상생형 공동직장어린이집 운영), 신한금융그룹(난임진단검사비 지원), 서울시(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출산·양육 지원제도) 등이 발표됐다. 우수사례 발표에 이어서는 기업과 근로자들이 느끼는 애로사항에 대한 건의·토론이 진행됐다.
정부는 기업과 근로자들의 건의를 반영해 일·가정 양립 지원제도를 개편할 계획이다.
먼저 4시간 근무 시 30분의 휴게시간을 갖고록 하는 ‘근로기준법’ 규정을 개선해 단축근무나 반차 사용으로 4시간만 근무하면 휴게시간 없이 30분 일찍 퇴근하도록 한다. 또 기업들의 일·가정 양립 문화 확산을 뒷받침하기 위해 가족친화 인증(여성가족부)을 받거나 일・생활 균형 우수기업(고용노동부)으로 선정된 중소기업의 정기 세무조사를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의 중소기업 대상 금융지원도 강화한다. 구체적으로 정책자금과 수출신용보증 한도를 확대하고, 보증료를 감면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육아휴직 등 대체인력 풀 확충, 유연근무제 제도화에도 속도를 낸다. 또 포스코의 상생형 공동직장어린이집 사례를 참고해 정부청사에서 운영하는 국립 직장어린이집 등의 민간 개방을 추진한다. 공무원 등 정부청사 종사자에게 입소 우선권을 주되, 정원충족률에 여유가 있는 경우 원칙적으로 개방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정부청사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모든 국가기관, 공공기관 운영 직장어린이집을 개방할 계획이다.
이 밖에 사회 인식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문화적 대응 노력도 병행한다. 가족·육아 친화 프로그램이 제작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사회서비스관계망(SNS)을 활용해 청년층에 가족 친화적인 메시지를 지속해서 전달한다.
주형환 저고위 부위원장은 “저출생 극복은 근본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우리 사회 모두가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그리고 일관되게 힘을 합쳐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고위에서 실시한 결혼·출산에 대한 3월과 9월 두 차례 인식조사 결과, 미혼남녀의 결혼 의향이 4.4%포인트(P), 자녀가 없는 남녀의 출산 의향도 5.1%P 상승했다”며 “이러한 긍정적 모멘텀을 저출생 추세 반전의 계기로 확실하게 만들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