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 제품ㆍ정부 지원 중요”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케어푸드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차별화한 제품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목소리가 나온다. 아울러 현재 케어푸드 시장이 아직 걸음마 단계인 만큼 규제보다는 지원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전세계 메디푸드(Medi food) 시장 규모는 지난해 236억 달러(한화 약 33조 원)로 추산되며, 이후 연평균 5.4% 성장률로 2031년 360억 달러(약 49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메디푸드는 특정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 적절한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한 식사로, 케어푸드의 한 종류다.
씹고 소화하기 쉬운 형태로 만든 고령친화식품 시장 또한 커지고 있다. 고령친화식품 시장 규모는 2022년 약 122억 달러(약 17조 원)에서 연평균 3.6% 증가해 2028년 151억 달러(약 21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케어푸드 선진국으로는 미국과 이웃나라 일본이 꼽힌다. 대표 업체로는 미국에서는 호멜(hormel), JA 푸드서비스(Foodservice), 사보리즈(Savorease) 등이 있다. 호멜은 단백질과 영양소를 풍부하게 넣어 암환자의 회복을 돕는 제품이, JA 푸드서비스는 노년층의 하루 영양 섭취 권장량에 맞게 설계한 식단 제공 서비스가 주력이다. 사보리즈는 노년층도 쉽게 먹을 수 있는 부드러운 질감의 스낵을 판매 중이다. 이밖에 미국 분유업체 메드 존슨 뉴트리션(Mead Johnson Nutrition)은 유아와 어린이 영양과 알레르기 식이관리, 대사질환 관리, 성인용 영양제를 판매 중이다.
일본도 케어푸드 강국으로 꼽힌다. 아사히그룹식품, 아사히마쓰식품, 오쓰카제약 등이 케어푸드 사업을 하는 대표 기업이다. 레토르트 형태로 된 부드러운 죽부터 잘게 썰어 한 끼씩 포장한 고령자용 냉동식품, 과일 풍미를 담은 저칼로리 젤리 등 종류도 다양하다. 부드러운 식사의 경우 '쉽게 씹음'부터 '씹지 않아도 됨'까지 단계별로 분류해 출시하기도 한다. 단순 가공식품을 넘어 가정배달식에 이르기까지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국내 케어푸드 제품도 다양해지는 추세지만 주로 음료 제품에 초점이 맞춰진 탓에 연구개발을 통해 선진국처럼 제품을 차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 전반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있고, 특히 시니어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기 때문에 충분한 구매력을 갖추게 됐다"며 "건강식의 경우 신뢰를 잃으면 시장이 위축할 수 있기에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차별화한 제품과 함께 품질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시장이 아직 걸음마 단계인 만큼 정부의 규제보다는 지원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는 "케어푸드는 아직 접근성이 떨어지는 편인데, 마트나 온라인에서 간편하게 사 먹을 수 있다면 시장은 자연스레 성장할 것"이라며 "일각에서는 규제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는데, 걸림돌을 만들기보단 지원에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