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감소세가 가파르다. 구직자 2명당 일자리가 1개도 안 되는 상황이다.
고용노동부가 9일 발표한 ‘11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구인배수는 0.46으로 지난해 11월(0.63) 대비 0.17포인트(p) 하락했다. 구인배수는 워크넷을 바탕으로 신규 구직인원을 신규 구인인원으로 나눈 값으로, 구직자 1명당 일자리 수를 의미한다. 11월 기준으로 2022년 0.79였던 구인배수는 지난해 0.63, 올해 0.46으로 쪼그라들었다.
구인배수 하락의 주된 배경은 일자리 감소다. 인구 감소 영향으로 지난달 신규 구직인원은 35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만9000명(5.0%) 주는 데 그쳤으나, 신규 구인인원은 16만5000명으로 7만4000명(30.8%) 급감했다. 건설업 임시·일용직 등 계절에 따른 변동성이 큰 일자리 흐름을 고려할 때, 이달 구인배수는 지난달보다 낮을 가능성이 크다.
고용 총량도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상시·임시직)는 1547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8만9000명 늘었다. 9월(19만5000명) 이후 2개월 만에 다시 10만 명대로 떨어졌다. 산업별로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각각 2만8000명, 17만6000명 늘며 둔화 흐름에도 증가세를 지속했으나, 건설업은 감소 폭이 1만7000명으로 확대됐다.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전반적으로 지금 가입자 증가 폭이 조금씩 둔화하고 있는데, 특별한 충격은 보이지 않고 전체적으로 증가 폭이 조금씩 낮아지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마저 외국인 효과가 반영된 수치다. 외국인 고용보험 가입자는 고용허가제 외국인(E-9, H-2) 고용보험 당연 적용과 외국인력 도입 확대 영향으로 24만9000명으로 4만 명 증가했다. 외국인 가입자 제외 시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은 14만9000명에 불과하다. 특히 고용허가제 외국인의 89.7%가 몰린 제조업에선 외국인 제외 고용보험 가입자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흐름에서 비자발적 이직도 늘었다.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9만 명으로 건설업, 정보통신업 등을 중심으로 2000명(2.2%) 증가했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8~9월 2개월 연속 감소했으나, 10~11월에는 2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보였다. 구직급여 지급자는 54만3000명으로 1만3000명(2.5%), 지급액은 8426억 원으로 125억 원(1.5%) 각각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