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텐·스파오도 매출 상승세…전연령 타킷 ‘에이지리스’ 전략이 주효
불황으로 소비자들이 가성비 높은 의류를 찾으면서 SPA(제조·유통 일원화) 브랜드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저렴하면서도 좋은 의류 아이템을 선보이는 등 상품력을 강화하는 한편, 적극적인 오프라인 매장 출점 전략을 펴며 사업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과거 노재팬(NO JAPAN·일본 불매 운동) 영향으로 주춤했던 유니클로의 운영사 에프알엘코리아는 매출 1조 클럽에 재입성하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탑텐, 스파오 등 국내 SPA 브랜드들도 오프라인 확대를 통해 유니클로 바짝 추격 중이다.
1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에프알엘코리아의 2024년 회계연도(지난해 9월1일~올해 8월31일) 매출은 1조601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15%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도 1489억 원으로 5.4% 증가했다. 한때 한국시장 사업 철수까지 검토했던 유니클로는 최근 들어 다시 한국 시장 파이를 키우고 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니트, 히트텍, 브라탑 상품군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면서 “전략적인 재고 관리와 함께 내년에도 적극적인 매장 확대 기조로 사업을 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성통상이 전개하는 탑텐도 올해 매출이 970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 예상한 1조 원에는 못 미치지만, 작년보다 7.8% 늘어나며 성장세다. 탑텐도 점포망을 빠르게 확대하며 사업을 키우는 중이다. 2020년 400개 수준이었던 매장 수는 현재 730개까지 불어났다. 탑텐 측은 고품질에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상품과 정확한 소비자 수요 예측이 매출 신장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탑텐은 전 연령을 타깃의 기본 의류 아이템 비중을 높이는 ‘에이지리스(Ageless)’ 전략을 펼치고 있다. 프리미엄 화인메리노, 수피마 등 고급 소재를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하며 마니아층도 두터워 지고 있다. 이같은 소비자 선호도에 맞춰 에센셜 라인과 여성 물량을 늘려, 2017년 38%였던 여성 라인 비중을 52%까지 확대했다. 또한 애슬레저 라인인 ‘밸런스’와 키즈를 위한 ‘탑텐 베이비’도 선보이고 있다.
이랜드월드가 전개하는 스파오는 올해 6000억 원의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 작년 매출 4800억 원보다 25% 증가했다. 스파오도 올해 19개 매장을 오픈하며 현재 12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스파오 역시 기존 2030대 소비층을 전 연령으로 확대하기 위해 에이지리스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연 타임스퀘어점은 재단장 전만 해도 전체에서 18% 비중을 차지하던 40대 이상 고객이 재단장 후 36%로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