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양도 방식으로 현금화하기도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금융시장 혼란으로 원화 가치가 하락하고 환율 상승이 이어지면서 뜻밖의 혜택을 받고 표정관리에 들어간 사람들이 있다. 외화 연동 포인트를 제공하는 카드를 이용 중인 고객들로 환율이 뛰면서 카드 포인트 가치가 높아진 영향이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전날보다 10.1원 내린 1426.9원으로 마감했다. 전날 장중 최고 1483.3원을 기록하기도 했던 원·달러 환율은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2년여 만에 1440원대에 진입하기도 했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금융시장 불안정성도 고조되고 있지만, 외화와 연동되는 포인트 카드를 사용하는 일부 이용자들은 의도치 않은 이득을 보고 있다.
우리카드의 ‘올(ALL) 인피니트’ 카드는 국내외 아코르 호텔 숙박 및 식음 업장과 국내외 가맹점에서 이용금액 3000원당 ‘ALL’ 리워드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이 포인트는 프랑스계 호텔 체인인 아코르가 운영 및 관리하는 포인트로, 1포인트가 0.02유로로 산정된다. 해당 포인트를 통해 호텔을 예약하거나 현장 결제 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11월 말 기준 1478.06원이었던 원·유로 환율은 9일 1511.40원까지 급등하는 등 1500원 선을 돌파한 상황이다.
‘현아플’로 불리는 현대카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플레티넘’은 전월 이용 실적을 충족하면 이용 금액 1000원당 멤버십 리워즈(MR)가 적립된다.
MR은 일반 카드 포인트와 같이 사용할 수도 있으나 국내외 호텔 및 항공사 포인트로 전환할 수 있다. 포인트 전환비가 고정돼 있어 외국계 호텔이나 항공사 포인트로 교환한다면 외화와 연동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카드 이용자 A 씨는 “국내 정세 문제로 원화 가치가 떨어진 것이지만, 환율이 오르면서 카드 포인트 가치가 높아지고 있어 웃픈 상황”이라고 전했다.
해당 포인트들은 제휴 된 호텔이나 사업장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등 사용처가 제한되지만, 일부 포인트는 타인에게 양도할 수 있어 일부 이용자들은 양도 기능을 활용한 우회적 포인트 현금화에 나서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카드 이용자 B 씨는 “카드 포인트는 쌓이는데 여행을 갈 틈이 없었다”며 “해외 호텔 포인트로 전환해 판매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