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로 연금개혁·계속고용 논의도 중단됐다. 그나마 계속고용은 논의 주체가 노·사란 점에서 논의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지만, 연금개혁은 갈 길이 멀다.
16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따르면, 경사노위는 여러 경로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에 사회적 대화 복귀를 요청하고 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도 이날 전국 기관장회의를 주재하고 “계속고용, 노동시장 격차 해소 등 미래세대를 위한 합리적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사가 함께 사회적 대화를 다시 이어가 달라”고 요청했다.
한국노총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사회적 대화 중단을 선언했다. 다만, 계속고용은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와 무관하게 노·사를 중심으로 논의됐던 사안이고, 윤 대통령 탄핵안 국회 가결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단 점에서 연내 한국노총의 경사노위 복귀 가능성도 점쳐진다.
2029년부터 7년간 2차 베이비붐 세대(1968~1974년생)의 은퇴로 60~64세 인구가 급증하는 점을 고려할 때, 계속고용은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다. ‘정년 60세’ 의무화의 당시 현장 준비·적응을 위해 3년간 법 적용이 유예됐는데, 계속고용도 이 정도의 유예기간은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고용 방식이 확정되고, 내년 중 입법이 마무리돼야 한다.
다만, 연금개혁 논의는 정치권이 ‘탄핵 블랙홀’에 휩쓸려 당분간 재개가 어렵다. 연금개혁 논의를 위해선 국회에 연금개혁 특별위원회(연금특위)가 구성돼야 하는데, 탄핵안 가결과 당 지도부 공백으로 내홍을 겪는 국민의힘 상황상 현실적으로 연금특위 구성은 어렵다. 연금개혁은 소득대체율을 둘러싼 이견은 있으나, 보험료율을 13%로 인상하는 데에는 공감대가 만들어진 상황이었다.
현재 정치적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급하게 연금개혁·계속고용 논의를 마무리하기보다는 차기 정부에서 최우선 국정과제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섣부른 논의가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못한 결과를 낼 수 있어서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두 과제 모두 논의가 진전됐다고는 하나, 현 정부의 무책임과 무능으로 가장 중요한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금은 정치권이 탄핵 블랙홀에 휩쓸려 논의가 재개돼도 생산적인 논의를 재개하기 어렵다. 중대하고 시급한 상황에서 논의가 중단된다는 게 우려스럽지만, 차기 정부에 맡기되 국정과제로서 초기에 드라이브를 걸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