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화채널 활용 않고 변칙 시도할 듯
중국, 관례 벗어난 대화 시도 수용 가능성 낮아
트럼프 취임식, 시진핑 대신 고위 관리 파견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조 바이든 현 행정부에서 유지했던 중국과의 실무 대화 채널을 차단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 재무부 고위 관리들은 격월로 중국 측 인사와 만났을 정도지만, 트럼프 당선인 측은 차이 치 중국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과 같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핵심 참모들과 직접 소통을 시도할 전망이라고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 측은 공식적인 외교 채널을 거치지 않고, 주임과 같은 핵심 참모들과 직접 교류하고 싶다는 의사를 중국 측에 전달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 모두 중국에 강경한 입장이지만 소통방식에서는 상당히 다른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여러 단위의 실무 대화 채널을 두고 소통을 유지한 것과는 다른 방식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중 갈등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악화된 관계를 재설정하기 위해 최근 몇 년간 중국 정부와 대화를 재개, 경제‧금융 문제에서부터 안보, 기후변화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24개의 대화채널을 운영했다.
중국과 7차례 경제회담을 가진 미 국무부 제이 샴보 국제 담당 차관은 “미국 행정부가 올해 중국산 철강, 전기차 및 기타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했음에도 (대화로) 중국의 산업 과잉과 같은 미국의 깊은 우려 사항에 대해 중국을 압박할 수 있었다”면서 “(또) 대화를 한다고 해서 방어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게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차기 행정부는 대화 채널을 이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캐롤라인 레빗 트럼프 정권인수팀 대변인은 성명에서 “중국이 우리 제조업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미국 국민은 트럼프 당선인을 중국에 맞서 싸우고, 중국산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을 다시 강하게 만들라고 선출했다. 이는 실현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의 첫 집권 직전에도 미‧중 정부는 90개 이상의 공식적인 소통 채널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공식적인 외교 소통에 인내심이 없었고, 중국이 미국을 끝없는 논의로 끌어들인다고만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화 채널이 정책 변화를 이끄는 성과를 낼 수 없었던 것은 물론 임기 말에는 대화 채널이 사실상 전부 중단됐다.
중국에서도 예측불가한 트럼프 당선인의 복귀에 트럼프 측 내부 인사들과 접촉하기 위해 여러 차레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측도 트럼프 당선인 팀과 비공식 대화 채널이 사실상 거의 없는 상황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로 협상을 시도할지,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차단하는 방법을 쓸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이다.
WSJ는 트럼프 당선인의 소통 전략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소통 경험이 매우 적은 데다 틀을 벗어난 외교적 대화나 협상 등에 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관리들은 공산당 지도부의 정치적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기존의 소통 프로토콜을 따르려는 성향이 강하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시 주석을 다음달 취임식에 초대하며 나름의 파격 행보를 보였지만, 시 주석이 참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관례를 벗어난 급격한 변화인 만큼 중국에서 받아들이지 않을 게 자명하다는 게 WSJ 분석이다. 시 주석 대신 한정 중국 부주석과 왕이 외교부장 등 고위 관리가 대신 파견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