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경제에 연준 금리 인하 속도 늦춘 영향
월가, 내년 트럼프 관세 예고에 추가 상승 베팅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주요 10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달러스팟인덱스는 올해 들어 7% 넘게 상승했다. 이는 2015년 이후 가장 좋은 성적으로, 주간으로는 4주 연속 상승세다.
주요 통화 중에서는 일본 엔과 노르웨이 크로네, 뉴질랜드 달러가 미국 달러 대비 10% 이상 하락하며 주요 10개국(G10) 중 가장 부진했다. 원화도 14% 가까이 하락하며 달러당 147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유로는 약 5.5% 내리면서 유로당 1.04달러에 거래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내년 유로와 달러 가치가 거의 같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바클레이스의 스카일라 몽고메리 코닝 외환 전략가는 “올해 미국 달러에 대한 주요 지지 기반은 경제의 힘에 있었다”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약해진 금리 인하 사이클은 미국 금리를 다른 곳보다 높게 만들었고, 이는 역사적 수준으로 높아진 달러 가치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달 연준은 올해 마지막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했다. 다만 내년 인하 횟수 전망치를 종전 4회에서 2회로 낮췄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경제와 노동 시장이 견고한 이상 추가 인하를 고려할 때 신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연준의 속도 완화 시사에 달러 가치가 2년 내 최고 수준으로 올랐는데, 월가가 내년 추가 상승에 베팅하면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효과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내달 취임하면 주요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달러 가치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현재 강달러는 들어오는 데이터와 일치하며, 시장이 관세 기대치를 충분히 반영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