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15~29세) 고용난이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신규 채용 수요가 경력 채용 수요로 이동하는 흐름에서 건설업·제조업 부진도 계속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일 발표한 ‘2025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해 연간 취업자 수 증가가 12만 명으로 지난해(17만 명) 대비 5만 명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된 배경은 건설업·제조업 부진이다. 기재부는 건설투자가 지난해(-1.5%)에 이어 올해(-1.3%)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증가율은 8.2%에서 1.5%로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제조업은 수출 의존도가 높다.
기업들도 채용에 소극적이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2월 30일 발표한 ‘2024년 하반기 직종별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채용 계획인원은 52만7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3만3000명(5.9%) 줄었다. 채용 계획인원은 산업별로 제조업(-2만4000명), 직종별로 단순제조직(-1만2000명)에서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런 흐름에서 고용 수급 불일치(미스매치)도 이어지고 있다. 고용부의 ‘11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해 11월 구인배수는 0.46으로 지난해 11월(0.63) 대비 0.17포인트(p) 하락했다. 구인배수는 워크넷을 바탕으로 신규 구직인원을 신규 구인인원으로 나눈 값이다. 구인배수가 0.5를 밑돈다는 건 일자리 1개를 놓고 구직자 2명 이상 경쟁한단 의미다.
신규 채용 수요가 경력 채용 수요로 이동하는 추세에서 일자리 총량 감소는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해 구직활동을 시작하는 청년층에 충격이 크다.
워크넷(고용24)을 기준으로 정규직(기간의 정함이 없는 상용직) 채용공고 중 신입 채용공고는 7건 중 1건 수준이다. 전체 채용공고의 절반가량은 ‘경력 무관’ 공고인데, 이들 공고도 우대사항에 경력이 포함되거나 필수조건으로 경력이 인정돼야 취득 가능한 자격증이 제시된 경우가 많다. ‘경력 무관’ 공고라고 해도 경력 없이 취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기업들이 채용·교육비용이 적은 경력 채용을 선호하면서 신규 채용은 추세적으로 줄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건설업·제조업 부진으로 일자리 총량이 줄면 신규 채용은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청년층 고용난은 지표에도 나타난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청년층 고용률은 전년 동월보다 0.8%p 하락했다. 5월 이후 7개월 연속 하락이다. 특히 구직난 장기화에 지난해 5월부터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도 급증세다. ‘쉬었음’은 비경제활동상태 중 하나로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는 없지만, 조기퇴직·명퇴 등으로 쉬고 있는 사람’을 뜻한다. 청년층의 경우, 취업·훈련·교육할 의지도 없는 ‘니트족(NEET)’과 유사한 의미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