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 이달 9일 기업금융 전담지점장 배치
상반기 업종별 ‘우량고객’에 맞춤형 금융지원
우리, 소상공인 비대면 대출·수신상품 출시 예정
‘영업의 달인’으로 꼽히는 주요 시중은행장들의 진검승부가 막이 올랐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최고경영자(CEO)들의 새로운 임기가 본격 시작되면서 이들의 영업전략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정치 불안과 고환율, 내수 부진 등 녹록지 않은 여건 속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 높아지는 기업대출 연체율 등 산적한 악재를 어떻게 풀어나갈 지가 관건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장의 공통점은 ‘현장감을 가진 영업통’이라는 점이다. 연임된 정상혁 신한은행장을 포함해 새로 선임된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모두 현장에서 영업 노하우를 쌓고 탁월한 성과를 입증해 은행장 자리에 올랐다. 은행의 올해 핵심 과제는 ‘ 신뢰회복’이지만 대출 전략을 어떻게 수립해야 하는지도 중요하다. 은행의 수익성, 자산건전성과 자본 적정성 등 재무 건전성 지표를 좌우하는 핵심사업인 만큼 행장의 경영 능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가계대출의 경우, 주요 은행 대부분이 ‘실수요자 중심 자금공급’이라는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강화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가 지속돼 성장성이 제한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올해 연간 경영계획 이내에서 실수요자에게 꾸준한 자금지원을 하기 위해 적정 포트폴리오 유지에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분기·월별 자금 수요를 고려해 쏠림없이 공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당분간 갭투자 방지를 위한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다주택자의 신규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규제 등을 유지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연중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통해 실수요자 중심, 우량 담보자산 중심으로 가계대출 자산의 질적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중·저소득자와 수도권 외 지역의 자금 공급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영업 활성화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는 부문은 기업대출이다. 국민은행은 우량 고객 중심으로 수익성과 건전성이 담보된 범위 내에서 고객 기반 확대를 목표로 성장을 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달 9일부터 기업금융(SME) 수요가 큰 주요 영업점에 SME 전담 지점장을 신규 배치해 중소기업·소상공인에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상반기 내에는 ‘우량 고객’ 판단 시스템을 업종별로 세분화하고 특화상품·지원 제도를 개편해 맞춤 금융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대기업대출의 경우, 우량 대기업뿐 아니라 1·2차 협력사들까지 포함해 금융지원을 추진한다. 중소기업은 비즈(BIZ) 프라임센터로 유망기업을 발굴하고, 공급망금융플랫폼 원비즈플라자로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기로 했다.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게는 이자 지원 등 금융부담을 덜어줄 비대면 대출과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위한 맞춤형 수신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대내외적 시장환경 악화로 중소기업 신용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량자산 중심의 기업대출 자산성장을 추진하고 취약 중소법인에 대해서는 정부 프로그램과 연계한 유동성 지원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에 은행 재원 보증기관 특별출연 통한 보증부대출을 신규 지원하고 개인사업자 대상으로는 지원 대출 등 금융 공급을 지속 실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여신 영업전략을 포함한 경영계획은 연초 은행별 경영전략회의에서 논의되고, 구체적인 내용은 여신 업무 담당 부서 등에서 확정된다. 이달 3일 전략회의를 진행한 신한은행에 이어 국민, 하나, 우리은행 모두 이달 내로 경영전략회의를 열 예정이다.
경영계획 중 대출 목표 취급 총량과 관련해서는 금융당국과 협의 중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 말 올해 경영계획의 당국 제출을 완료했다”며 “지난해 가계대출 잔액 목표치를 넘겨 취급한 은행들 위주로 대출 취급 계획과 관련해 (금융당국과) 추가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