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조건 견딘 ‘4000억 외환보유액’ 속내…일회성 효과·현금성자산 ‘확대’

입력 2025-01-06 17:14 수정 2025-01-06 17:5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작년 12월 외환보유액 4156억 달러…석 달만에 증가 전환
환율 상승 속 시장 안정화 조치에도 오히려 늘어 ‘이목’
분기말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일시적 예치로 지속성 불투명
운용수익 늘었지만 유가증권 잔액 되려 감소…현금성자산 버퍼 확대

(사진= 오픈AI 달리)
(사진= 오픈AI 달리)
한국은행이 시장 완화 조치, 미 달러화 강세 등 악조건 속에서도 외환보유액 4000억 달러를 유지한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12월 외환보유액은 석 달만에 증가 전환하며 전월보다 2억1000만 달러 늘어난 4156억 달러로 집계됐다. 연말 기준으로는 2021년 이후 3년 연속 감소하며 2019년(4088억2000만 달러)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작년 12월은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86.7원(27일)까지 올라 1500원선을 위협할 정도로 변동성이 컸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과 미 달러화 강세로 상승 압력을 받은 것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2.0% 상승하며 108선도 넘었다. 환율 상승으로 외환당국은 시장 안정화 의지를 재차 밝혔다. 원·달러 환율이 1486.7원까지 고점을 높이자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회의)에서는 “쏠림 현상이 과도하게 나타나는 경우 추가적인 시장안정조치도 적기에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작년 12월 외환보유액은 사실상 감소 요인으로 둘러싸였다. 외환보유액 항목별로 보면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특별인출권(SDR)은 147억1000만 달러로 1억8000만 달러 줄었다. 2021년 8월 IMF의 SDR 배분 효과를 받은 이후 △2021년 153억6950만 달러 △2022년 148억3632만 달러 △2023년 150억8205만 달러 이후 최저치다. 2021년 배분을 받은 후 SDR이 시장 안정화 조치에 사용한 적은 없다. 이번에 감소한 것은 미 달러화 강세로 인해 원·SDR 환율 변동에 따른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미 달러과 강세를 보이면 SDR는 감소하는 쪽으로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유가증권 항목 역시 줄었다. 작년 12월 외환보유액 가운데 유가증권은 3666억7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57억2000만 달러 줄었다. 한은이 외환보유액 증가 배경 중 하나로 운영수익 발생을 설명했지만 오히려 유가증권 규모는 감소한 것이다.

유가증권에서 운용수익이 발생하면 또 다른 자산에 투자해 유가증권 규모가 증가하거나 다른 계정으로 옮길 수 있다. 이번에 감소한 것은 유가증권 일부를 현금성자산(미국 단기 국채, 예치금 등 단기금융상품)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외환보유액은 현금성자산과 투자자산으로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하는 데 현금성자산은 일상적인 외화자금 수요에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 또 다른 한은 관계자는 “시장 안정화 조치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현금성 자산의 버퍼(완충) 정도를 조금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기관이 한은에 예치한 외화예수금이 늘면서 외환보유액 4000억 달러가 유지된 것이다. 다만 분기말에 예치한 외화예수금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을 관리하기 위한 것으로 일회성 자산으로 해석된다.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가 이어지면서 일회성 효과도 소멸되면 외환보유액은 4000억 달러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당국 관계자는 “외환보유액은 쓰라고 있는 것이고, 4000억 달러는 큰 규모”라며 “보유액이 감소하는 것은 그 만큼 당국에서 시장 조치에 나선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고, 4000억 달러 밑으로 떨어진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것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소속사 옮기는 이유 있어"…SM엔터 '홀대 논란', 태연만의 문제 아니다 [이슈크래커]
  • “바닥이다, 주워라”…외국인, 삼전·하이닉스로 컴백
  • 올해는 얼마 줄까…직장인들이 기대하는 연봉 인상률은 [데이터클립]
  • 트뤼도 캐나다 총리 10년 만에 물러난다…트럼프 “미국과 합병해야”
  • 신용카드 할부, 몇 개월로 하는 게 경제적일까? [경제한줌]
  • 尹측 “내란죄 철회? 그럼 대통령 탄핵소추 각하해야”
  • 코스피, 개인·기관 ‘팔자’에 2500선 회복 실패
  • 면역항암제도 피하주사 개발 경쟁…K바이오 속도낸다
  • 오늘의 상승종목

  • 01.0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44,501,000
    • -3.19%
    • 이더리움
    • 5,111,000
    • -5.39%
    • 비트코인 캐시
    • 663,000
    • -5.89%
    • 리플
    • 3,419
    • -3.99%
    • 솔라나
    • 305,500
    • -4.86%
    • 에이다
    • 1,511
    • -6.9%
    • 이오스
    • 1,252
    • -7.6%
    • 트론
    • 380
    • -3.55%
    • 스텔라루멘
    • 635
    • -4.22%
    • 비트코인에스브이
    • 81,650
    • -5.17%
    • 체인링크
    • 32,290
    • -8.08%
    • 샌드박스
    • 941
    • -9.5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