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수요 충족에 필요하지 않다”
트럼프 “웃기는 일...취임 후 즉각 해제할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서양과 태평양 일부 해역에서 신규 원유‧가스 시추를 영구적으로 금지한다고 밝혔다. 석유와 천연가스 확대를 공약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즉시 이번 결정을 뒤집겠다고 즉각 반발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결정에 따라 미 본토 동서 해안, 멕시코만 동부, 그리고 알래스카의 북베링해 일부에 이르는 6억2500만에이커(약 253만㎢)에 걸친 지역에서 신규 원유‧가스 시추가 금지된다.
6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해양 시추는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곳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수 있고, 국가 에너지 수요 충족에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없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번 조치는 1953년 ‘외대륙붕법(Outer Continental Shelf Lands Act)’에 근거한 결정이다. 외대륙붕법에 따르면 미 대통령은 미국이 특정 수역을 석유 및 가스 개발로부터 영구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광범위한 재량권을 갖는다.
다만 해당 법이 대통령이 해당 조치를 철회하는 명확한 권한은 부여하고 있지 않다는 게 CNN 설명이다.
즉, 트럼프 당선인이 공언한대로 바이든 행정부의 결정을 뒤집기 위해서는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조치에 대해 “웃기는 일”이라며 “나는 (취임 후) 즉시 금지를 해제할 것이다. 내게는 금지를 해제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집권 당시인 2017년에도 연안 시추를 제한한 전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조처를 뒤집고 행정명령을 통해 북극과 대서양 등에서 연안 시추작업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2019년 미국 법원은 이같은 트럼프 당선인의 과거 행정명령이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의 조처에 따른 경제적 영향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OPIS의 톰 클로자 에너지 분석 글로벌 책임자는 “미국의 시추 및 생산에 특별히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멕시코만에는 이미 해상 굴착 장치가 많고 해상 프로젝트 가동에는 일반적으로 6~8년이 걸린다. 미국의 공급 수출 수입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환경 보호와 경제 성장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할 필요는 없다”면서 “바다를 건강하게 하고, 해안선을 회복력 있게 만들며, 거기서 생산되는 먹거리를 안전하게 만드는 것과, 에너지 가격을 낮게 유지하는 것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