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2'에서 참가자인 척 게임에 잠입한 프론트맨 오영일을 연기한 배우 이병헌이 작품에 참여한 소회를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
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난 이병헌은 "10여 년 전에 '지아이조' 시리즈에 참가하면서 처음 미국에 갔다. 이번 '오겜 2'를 통해 다시 미국을 방문하게 되어 감회가 새로웠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겜 2' 프로모션 때문에 미국을 방문했을 때, 수천 명의 팬이 운집했다. 작품처럼 게임에 참가해 우승하면 에피소드 일부를 보여주는 행사가 있었는데, 게임에 참가하는 팬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 작품이 정말 대단하긴 하구나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오겜 2'는 거액의 상금을 받아낸 기훈(이정재)이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다시 게임에 참가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번 시즌에서 이병헌은 기훈을 감시하면서도 도와주는 이중적 인물을 연기했다. 이정재와 함께 사실상 '오겜 2'를 이끄는 주역으로 출연한 것.
이병헌은 '오겜' 시리즈를 연출한 황동혁 감독과는 영화 '남한산성'으로 첫 인연을 맺었다. 이병헌은 "황 감독은 진짜 천재적인 이야기꾼이다.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데 천부적 소질이 있다. 연출과 이야기는 조금 다른 영역인데, 연출뿐만 아니라 작가의 능력이 참 대단한 감독"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병헌이 연기한 영일은 기훈처럼 과거 게임에 참가해 우승한 경험이 있다. 이후 게임 현장 최고 관리자로 근무하며 살아가고 있다. 우승 후 다시 게임에 참가해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기훈과는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다.
이병헌은 "비록 우승했지만, 비관적인 세상으로 나가고 싶어 하지 않은 인물"이라며 "게임에 참가해 기훈을 감시하면서도 어쩌면 (사람들을 살리려고 하는) 기훈의 뜻이 맞길 바란다는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이런 얘기는 감독과도 나눴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공개 직후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사상 처음으로 집계 국가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처음 겪어보는 일"이라며 "결과적으로 어떤 상황으로까지 갈진 짐작하지 못하겠다"라고 밝혔다.
작품의 호불호와 별개로 연기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영화는 종합예술이다. 연기가 잘된 부분도 있지만, 그 순간 음악이나 편집이 어떻게 되느냐도 참 중요하다. 그게 바로 제작의 힘"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에서는 이병헌, 이정재 말고도 임시완, 강하늘, 박성훈 등 주연급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며 관심을 모았다. 이병헌은 배우들과의 조화를 강조하면서 "이런 작품은 하모니가 중요하다. 너무 욕심이 크면 하모니가 깨진다"라며 "주연급 배우들이 출연해서 그런 배우들의 목소리를 적절하게 배분하는 게 감독의 능력인데, 황 감독이 그걸 잘했다"라고 말했다.
시즌 3 공개 이후 개인 수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렇게 된다면 너무나 기쁘겠지만, 너무 기대하면 실망감도 크다. 그런 수상에 대한 마음을 비우려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