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국채 물량에 시장 부담
공모 회사채 시장의 첫 주자로 나선 포스코가 수요예측 단계서부터 흥행하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다만 올해 정부가 국채 물량을 역대 최대로 쏟아낼 예정인 가운데 여전히 시장에서는 연초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경계감이 상존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전날 총 5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신용등급 AA+) 모집에 3조4650억 원 매수 주문을 받았다.
만기별로 보면 2년물 1000억 원 모집에 8300억 원, 3년물 2500억 원 모집에 1조8350억 원, 5년물 1000억 원 모집에 5600억 원, 7년물 500억 원 모집에는 2400억 원이 몰렸다. 포스코는 결과에 따라 1조 원까지 발행물량을 증액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포스코 외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G화학, 현대제철, LG에너지솔루션,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 여러 회사가 올해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최대 2조 원까지 모집할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코의 수요예측 흥행에도 연초효과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은 여전하다. 통상 연초에는 기관투자자들이 자금 집행을 시작하면서 채권금리가 내려가는 등 발행 여건이 나아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하지만 연초 회사채 발행 수요가 지난해와 비교해 많은 데다 올해 정부의 국채 발행 물량도 역대 최대 규모로 예상되는 만큼 발행 여건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는 49조8012억 원으로 전년 동기(48조6384억 원) 대비 1조 원 내외 차이다. 다만 올해 1~2월 중 만기 도래 회사채는 20조4720억 원으로 전년 동기(16조1794억 원) 대비 26.5% 많다.
경기 부진 우려로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가능성이 커진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정부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1%대로 예상하면서 추경 편성 가능성을 열어뒀다. 시장에서는 올해 추경 규모가 16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국채 발행 규모는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채 발행 규모 197조6000억 원에 추경과 올해 시작되는 외평채 발행까지 고려하면 200조 원까지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추경으로 국채 물량이 늘면 국채 금리가 높아지고, 국채 금리를 기준으로 하는 회사채 금리도 높아져 시장에 부담이 된다.
김수연 한양증권 연구원은 "연초 회사채 중심으로 발행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연초 자금집행 수요 유입은 유효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예년 대비 높아진 불확실성과 이달 설 연휴로 인해 스프레드 축소(연초효과) 강도는 제한적일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최대 200조 원 중반 내외의 국채가 발행될 것"이라며 "연초 효과 등으로 크레딧 발행이 나타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발행 부담으로 자금 집행을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